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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뚜껑 연 한국의사 日리쿠르트 설명회
[ 2009년 05월 11일 22시 05분 ]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일본 임상수련제도 설명회’는 한마디로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의미상으로는 만성 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이 한국 의사를 포섭하는 첫 교두보로 기능할 제도를 선보인 ‘역사적인’ 자리였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지나치게 무성의했다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정도로 빈약했다.

발표자는 “일본은 1000명 당 의사가 1.98명꼴로 OECD 가맹국 중 최저 수준이다”, “산부인과 의사부족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어학능력이 있을 경우 임금 협상 시 유리하다”는 등의 간략한 현상 언급을 마친 후 곧바로 수련 지원 시 요구되는 서류 준비과정과 같은 행정적 절차를 설명했다.

질의응답 전까지 소요된 시간은 불과 30분이 채 안됐다. 일본 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할 경우 구체적인 업무는 어떤 것인지, 어느 전공을 어떻게 선택해서 어떤 방식으로 수련을 받게 되는지 펜을 움켜쥐고 단단히 메모할 채비를 하고 있던 기자는 설명회를 들으면서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수는 없나요?”, “2년 동안 사실상 인턴으로 일하는 것 같은데 여기 전문의가 가면 별다른 실익이 없지 않아요?”, “절차만 설명해 준 것 같은데 실제 진료범위는 어느 정도고, 과별로 얼마나 차등이 있는지 알 수 없을까요?”

예상치 못한 질문세례에 주최측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발표자는 자신 없는 투로 몇 가지 답변을 하고서는 일본 의사면허를 보유한 임종학 원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그럭저럭 답변이 이뤄진 후 설명회는 막을 내렸다. 그러자 황금 같은 휴일을 설명회에 할애한 참가자들 입에서는 저마다 불만이 쏟아졌다.

요지는 행정 절차는 일본행을 결정하고 나서 생각해도 될 문제인데 행정적 정보 전달에만 치우쳐 정작 임상수련제도 자체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는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알맹이의 선후(先後)가 바뀐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의료선진국 일본에서 의사 노릇을 할 수 있다는 부푼 꿈에 젖어 선뜻 일본행을 택하기엔 아직 설명회 자체가 지닌 미비점과 전문의를 배려하지 않는 수련제도 등 산적한 문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주최 측은 "애초 150명 정도 예상했는데 30~40명 만 설명회를 찾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지만, 기자의 솔직한 심정으론 ‘차라리 그건 축복’이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의사들은 일본의 선진 의료기술을 습득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의사가 부족한 일본은 실력이 검증된 한국 의사를 채용함으로써 '윈-윈' 하고자 하는 담대하고도 야심찬 전략의 일환이다. 과연 첫 출발은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이 곳에서의 보금자리를 박차고 떠날 만한 가치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설득력과 좀 더 친절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작지만 설명회 자리가 그 첫 단추 아닐까 싶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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