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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할 병원도 없는데 왜 정원 늘리나"
[ 2009년 05월 13일 03시 11분 ]
보건복지가족부가 약 1500명 수준의 간호사 확보 방안을 추진 중이며 사실상 3년제 전문대학에 상당 부문을 할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복지부의 이 같은 방침에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를 '줄기차게' 외쳐왔던 대한간호협회가 반발이 거세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 내겠다"는 입장이다.
12일 간협 관계자는 "실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지방 전문대학 간호학과의 증원을 늘린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반문하면서 "지방에서 간호사가 '정말'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급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는 前김의숙 회장, 前김조자 회장, 現신경림 회장까지 주요 숙원 사업으로 꼽히며 골머리를 앓아왔던 숙제다. 전문대학들의 반발이 워낙 거센데다 정부측의 약속을 받아내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지방 전문대학 간호학과들의 경우, (설립 규정 자체에도 없는) 부속병원이 없어 1000시간 이상의 실습을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데에 있다.
간호사들은 매년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당장 현장에서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무조건 신입생부터 뽑아 간호인력으로 활용하자는 얘기는 숲을 보지 못한 처사라고 간협측은 주장한다.
무엇보다 "중소병원은 처우 자체가 열악하기 때문에 다들 기피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3년제 간호학과 정원을 우후죽순 늘리다면서 간호의 질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지방의 3년제 간호학과 학생들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실습을 받을 환경도 녹록치 않을뿐더러 지역에서 이들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면서 "결국 실습을 위해 서울 등 수도권을 오고가면서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학 정원을 더 늘리게 된다면 교수 채용이나 간호실습 시설 등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결국에는 부실한 간호교육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도 꺼보자는 입장이고, 반면 '단타' 위주의 정책이 될 뿐이라고 간협은 정면반박한다.
물론 복지부는 간호사 정원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서비스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는 무분별한 확대는 지양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복지부 의료자원과 관계자는 최근 간호인력 토론회를 통해 "간호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학 및 편입 정원 확대를 기본적인 방향으로 설정했고, 당장 임상 현장으로 간호사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2~3년 가량 한시적으로 정원을 확대해 놓고 이후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하지만 이미 늘어난 정원을 전문대학측에서 다시 줄이도록 마냥 두고 볼 지도 '미지수'다.
간협은 만약 3년제 간호학과의 정원 확대를 허용해 줬다 한들, 당장 지방 병원의 간호 인력난이 해소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아울러 "일반 대학교육과 달리 간호교육은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학문인데 교육부가 간호사 양성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실습 병원조차 없는 지방 전문대학에 간호학과 정원을 증원하다면 이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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