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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공장기센터 아닌 한국인공장기센터
[ 2009년 05월 18일 22시 00분 ]
선경 고대 의무기획처장 겸 안암병원 흉부외과 교수[사진]. 선 교수의 얼굴에 주름이 있다면 필경 미소 주름일 것이다. 그는 동료 교수나 병원 직원들을 만나면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털털한 농담부터 건네곤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얼굴에 삶이 묻어난다는 말이 참말이라면, 선 교수는 누구보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넉넉한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왔을 법하다. 한마디로 '호감형'이다. 스스로는 "둥그스레하다"고 평한다.

뜬금없는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2003년 이래 그가 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인 고대 안암병원 내 인공장기센터 명칭이 ‘한국인공장기센터’가 된 데에는 선 교수의 이러한 유머러스하면서도 감각적인 센스가 한 몫했다.

그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한국인공장기센터’라는 명칭에 얽힌 일화가 있어 소개한다.

고려대학교 영문명은 Korea University. 인공장기센터가 Artificial Organ Center이므로 고려대 인공장기센터 영문명은 'Korea University Artificial Organ Center'가 된다.

2002년 당시 센터 설립을 앞두고 있던 그는 문득 생각했다. ‘University를 빼보면 어떨까?’ 그러고는 여기저기 물어봤다. "혹시 국내 다른 병원에 인공장기센터가 있는 곳이 또 있습니까?"

"없다"는 답(答)이 돌아왔다. 그는 과감히 University(대학)를 뺀 후 ‘고대인공장기센터’가 아닌 ‘한국인공장기센터’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 Korea(코리아)가 고려에서 한국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고려대학교 인공장기센터가 '한국인공장기센터'로 출발한데는 이런 사연이 유래한다.

간단한 발상의 전환이지만, 그때부터 지금껏 한국인공장기센터는 이름 그대로 국내 유일한 대학 내 인공장기 연구개발기관이자 고대의료원을 대표하는 특성화센터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름 값을 한다고 하면 거창할까. 한국의 간판을 넘어 세계적인 인공장기센터로의 비상(飛上)도 멀지 않아 보인다.

임상의사와 의공학 박사, 이공계 엔지니어 등 센터 소속 각계 각층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끝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체외 휴대용 인공심장장치(H-VAD)’를 개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하이드로젤 물질도 자체 개발해 검증 단계에 있는 등 세상을 놀랠만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빛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업적을 인정, 지난해에는 인공장기 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미국인공장기학회지(ASAIO) 저널에 그간 센터 연구 성과와 함께 무려 6편에 이르는 논문이 소개되기도 했다.

"명칭 자체도 그럴싸한 데다 연구 성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니까 부수적으로 국제 행사에 참가하면 저를 마치 국가기관장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니까요. 하하하." 선경 교수의 사람 좋은 웃음에 기자의 입가에도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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