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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서울대병원의 이름으로…
[ 2009년 05월 19일 23시 15분 ]
서울대병원이 큰 일을 냈다. 환자의사에 의한 연명치료 중단 선언을 두고 병원계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용기’라며 서울대병원의 결단을 높게 사는 분위기다.

사실 그동안 진료 일선에서는 환자나 보호자 동의 하에 연명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물론 위법행위인 만큼 암암리에 진행돼 왔다.

서울대병원과 국립암센터가 연이어 공개한 자료에도 말기 암환자 90%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했고 의료진 역시 환자의 의사를 존중해 치료를 강행하지 않았다.

결국 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나 의사 모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택하거나 권하지 않은 것이다.

환자의 연명치료 거부권 행사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입장에서도 필요성을 절감해 오던 문제였지만 법적 처벌의 두려움 때문에 누구하나 나서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번 서울대병원의 결단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결단의 주체가 ‘서울대병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 한다.

대한민국 의료계에서 ‘서울대병원’이라는 다섯 글자가 갖는 의미와 상징성은 절대적이다. 역사, 교육, 의술, 권위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봉’이라는 평가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물론 최근에는 삼성과 아산 등 거대 민간병원들의 공세에 밀려 그 위상이 반감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서울대병원’이라는 이름의 절대가치는 여전하다.

더욱이 서울대병원은 그동안 의료계 종주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대표성과 상징성의 맥(脈)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의료계가 울분을 토했던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사태 당시 정부를 상대로 첫 소송을 제기하며 ‘희생의 십자가’를 짊어졌고 이번 연명치료 역시 총대를 둘러멨다.

‘서울대병원’이었기에 가능했고, ‘서울대병원’이었기에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의료계에서 굵직한 현안마다 전면에 서울대병원이 나서 주길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서울대병원의 과감한 결단이 ‘원맨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은 위법성을 무릎쓰고 병원계 전체의 고민이던 연명치료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의 해법이 병원계가 바라던 방향이라면 이젠 나머지 병원과 의료단체들이 힘을 실어야 할 때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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