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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존엄사 인정 판결' 상반 소수의견
[ 2009년 05월 22일 22시 25분 ]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판결이 난 이후에도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이 사건이 고귀한 생명의 문제를 다루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이 점을 감안해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지난달 30일 공개변론을 열어 쌍방 당사자들과 학계 전문가들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그 후 대법원은 원심의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하는 다수 의견에 따라 병원측인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그러나 이에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이 원고의 상태 및 의사추정에, 이홍훈·김능환 대법관은 연명치료 중단 허용기준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대법원의 판결문 공개에 앞서,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 초안을 토대로 위 대법관들의 의미 있는 소수의견을 밝힌다.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은 “이 사건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과 “설령 원고가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연명치료 중단을 구하는 원고의 ‘추정적 의사’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대법관은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한 후에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범위에서 연명치료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는 데에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했다.

두 대법관은 그러나 "비록 원고 주치의가 소송당사자 일방에 속해 일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치의가 원고의 의식회복가능성이 5% 미만으로라도 남아있고 그 기대여명이 적어도 4개월 이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원고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은 또한 원심이 추정적 의사로 해석한 것은 원고의 가정적 의사라고 했다.

안·양 대법관은 “이처럼 가정적 의사에 기한 연명장치의 중단을 인정한다면 환자의 보호자가 자신들의 사정과 편의, 이익을 위해 그 가정적 의사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사정들만 제시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왜곡해 의료기관에 연명치료 중단을 구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원고의 연명치료 중단을 주장하는 원고의 가족들과 원고 특별대리인(변호사)만이 여러 정황을 제시하고 입증할 수 있는 정황에서 그들을 통해 원고의 추정적 의사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이다.

또한 안·양 두 대법관은 원고가 평소 텔레비전 등을 보며 가족들과 나눈 대화는 “누구라도 건강한 상태에서 흔히 할 수 있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며 원고의 남편 임종시 한 말도 “자신의 운명에 대해 숙고한 끝에 진지하고 지속적인 의사에 기인해 나온 것이라고 볼 자료가 없다”고 했다.

이외 또 다른 반대의견도 앞선 안대희·양창수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원고 건강에 대한 원심 판단에 의문을 표했다. 즉 원고는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의 과정에 진입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이홍훈·김능환 대법관은 "사람의 뇌 기능은 오묘한 것이어서 현대 의학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로 10여년이 지난 후 의식이 회복한 예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는 사람의 생명은 살아 있다는 것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데에 중점을 둔 의견이었다.

이홍훈·김능환 대법관은 무엇보다 이미 환자의 신체에 삽입, 장착돼 있는 인공호흡기 등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김 대법관은 “이미 생명유지장치가 삽입, 장착된 환자로부터 이를 제거하는 것은 현 상태에 인위적인 변경을 가해 사망을 초래하거나 사망시간을 앞당기는 것"이라며 "이때 환자의 연명치료장치 제거 요구는 자살로 평가되며, 아무리 각 개인이 생명권의 주체라고 하더라도 자살은 헌법상 한계를 벗어남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두 대법관은 또한 “다수의견이 말하는 ‘짧은 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며 “사망에 근접한 경우로 볼 수 있는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인정함으로써 오히려 생명의 침해를 용인하는 결과로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잘못 해석할 경우, 자발호흡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든 환자를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것으로 분류, 평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김 대법관은 더불어 "환자가 의료계약의 본질과 특수성에 반하여 의료인에게 특정한 의료행위 또는 치료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밝히며 원심과 대법원 다수의견에 반대했다.

한편, 김지형·차한성 대법관은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절차적 요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허용기준 충족 여부 사후판단에 의해 법적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보충의견을 제시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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