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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병원·노조가 보는 '의료기관평가·JCI'
[ 2009년 05월 25일 03시 45분 ]
최근 의료기관 통합평가체제 추진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JCI 인증 등 의료기관평가 제도의 방향을 묻는 논의가 국회 차원에서 다뤄졌다.

25일 오전 10시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JCI 미국평가 인증 추진을 둘러싼 쟁점과 한국 의료기관평가제도의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됐다[사진].

보건의료노조와 곽정숙 국회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보건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환자의 안전과 권리 강조, 감염관리, 치료의 연속성 중시 등 JCI가 갖는 일부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내에서 JCI를 추진 중인 병원들이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해외환자 유치는 검증된 바 없고, 수십억원의 외화가 낭비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단장은 "한 병원계 종사자가 자신에게 '20억 비용 들여서 평가 한번 받고 최우수 병원 선정된 것을 홍보하는 플래카드 한 번 걸고 나면 모든 게 끝이다. 모든 게 원위치'라며 불만을 표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또한 "JCI와 MOU를 체결한 병협이 그렇게 하면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과연 한국의료기관이 JCI를 꼭 받아야 하는지 그 필요성부터 공론화했어야 했다"며 제대로 된 평가 준비가 완료되기 전까지 평가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근본적인 의료기관 평가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환자 단체와 노조 등의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통합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제발표 후 이뤄진 지정토론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의료기관 평가 담당 김맹섭 사무관은 "의료기관평가 전담인력을 확충하고 평가기구를 내년까지 설립할 계획"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가 인증제를 5년 정도 하면 자연스레 민간에 연계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 의료서비스산업단장은 "JCI는 경제적 선택에 관한 문제"라며 "예비 조사를 비롯해 인증을 받기까지 20억 이상의 돈이 든다는데, 그 정도를 투자하더라도 할 만하다고 생각하니 병원마다 도전하는 것 아니냐"며 JCI 인증 중단을 요구하는 노조 측의 의견에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이진석 교수는 "JCI는 계량화된 지표 중심의 평가가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평가위원의 묵시적 평가 중심"이라며 "인증 평가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병원 성과 향상을 위한 전문가 컨설팅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와 같이 JCI 열풍에 우려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병협 차원에서 추진하는 JCI 인증에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다"며 JCI 열풍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의 매우 과장된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산업 활성화'론으로 인해 국내 병원들이 JCI 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JCI처럼 외국 병원들이 우리나라 의료기관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외화를 벌겠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정부가 앞장서서 하고 있는 형국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평가전담기구 설치, 평가대상 확대, 중복평가 조정, 국민의 정보 접근성 향상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며 운영주체와 관련된 소모적 논란을 지양하고, 방안을 실효성 있게 실행하기 위한 생산적 논의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 허윤정 전문위원은 "실제적으로 의료기관평가를 왜 하는지 당위성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국민이 전원 다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그 사람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구조로 평가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며 "정부가 추진하는 평가 목표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는 옳지 않으며, 적정 투자금액 등에 관한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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