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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뒤흔드는 '글로벌 헬스케어'
[ 2009년 05월 26일 22시 05분 ]
외국인 환자 유치, 이른바 글로벌 헬스케어가 의료계 판을 뒤흔들고 있다. 정부는 의료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 잇달아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냈다. 정치적 부담이 큰 투자개방형 병원(이른바 영리병원) 도입 문제는 하반기로 멀찌감치 미뤄두고, 글로벌 헬스케어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민간시장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형병원에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 열풍이 불었고, 의료에이전시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형병원과 미용성형 전문병원에서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다. 외국인 환자는 정부와 의료공급자가 주목하는 금맥으로 부상했다. 의료분쟁조정법안 또한 글로벌 헬스케어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광범위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신성장동력 고부가 서비스산업 세부추진계획'은 글로벌 헬스케어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그동안 추진 의사를 밝혀온 정책들로 내용상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이 있지만, 법제도적 뒷받침 마련에 공을 들였다.

JCI 등 국제기준에 근거한 의료기관 국가인증제 도입을 비롯해 외국인 환자 전용 의료관광비자 신설, 의료기관의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 유도 등이 맥을 같이한다. 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외국인 환자를 유치토록 의료기관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오는 2013년까지 외국인 환자 20만명을 유치해 5년간 1만6000명의 취업을 유발하고 직·간접적으로 4조원의 가치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료관광 마케팅과 유치채널을 확대하고 원스톱서비스 시스템도 구축·운영키로 했다. 의료관광 선진국인 싱가포르와 태국의 사례에 비춰, 이에 버금가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정부 정책방향에 민간시장이 빠르게 반응했다. 국내 처음으로 JCI 인증을 획득한 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10여개 이상의 대형병원이 국제인증 도입을 공식화했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려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증제 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당분간 JCI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의료에이진시업체와의 관계설정에도 의료기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미 개원가에는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검증된 에이전시업체를 물색하는 움직임이 많다. 많게는 에이전시업체에 총 진료비의 30% 이상을 지불한다고 한다. 한계에 달한 환자군을 확장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의료분쟁법·의료기관평가도…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의료분쟁조정법안'도 글로벌 헬스케어의 연장선에 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의료분쟁조정법안' 발의를 예고하면서, 의료관광을 언급했다. 이 법안에는 외국인환자 의료분쟁 중재 절차에 관한 항목이 담겨 있다.(제36조)

심 의원은 "법안의 배경은 의료관광이 점차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시켜가는 것은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했다"며 "그래서 의료분쟁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분쟁법 제정에 외국인 환자 유치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병원계 관심사인 의료기관평가 인증제 전환도 JCI를 겨냥한 정책 방향이 일부 고려됐다는 점에서 영향력을 비켜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련의 정부 정책이 글로벌 헬스케어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세밀한 마케팅 전략과 의료기관 인프라 구축에 공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등 의료 선진국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동남아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내실 있는 고객층 확보와 마케팅 전략을 강조(인제대 이기효 교수)하는가 하면 정보 전달의 극대화, 특히 의료기술 대비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킬 전략을 주문했다.(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

완벽한 언어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는 의견도 많다.(경희대 김양균 교수) 코디네이터 등 의료관광 전문인력 양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의사의 언어소통 능력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의료기관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의료 분야에서 이번 정부의 발표는 그동안의 내용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으로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의료관광 등)신성장동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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