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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 'A형간염' 품귀 '예방백신'…대책 시급
[ 2009년 06월 01일 22시 05분 ]
지난 달 중순 서울 도봉구 한 고교에서 A형 간염에 걸린 학생이 무려 11명이나 발생했다. A형 간염이 집단 발병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A형 간염 사망으로 인한 괴담(怪談)이 나돌아 회식이 줄고 술잔을 돌리지 않기까지 한다. 이에 정부는 예방을 위해 학생 850여 명에게 3차에 걸쳐 예방백신을 접종했다. 무려 2500개 이상 백신이 사용됐다. 최근 급증하는 A형 간염 환자로 예방 접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예방 백신은 다른 약에 비해 유효기간이 짧아 미리 제조해서 판매할 수 없으며, 전량 수입하고 있어 한정된 공급량이 갑작스런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확산되는 A형 간염 왜?
필수예방접종이 아닌 권장사항으로 분류돼 있는 A형 간염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A형 간염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2007년 2233명, 2008년 7895명으로 세 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는 지난달까지 5200여 명이 발병해 작년 같은 기간 1990명보다 2.6배 증가했다.
A형 간염은 감염자 대변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가 끓이지 않은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수인성(水因性) 전염병이다. 환자와 접촉한 손이 입에 닿거나 날어패류 등을 섭취할 경우 감염되기 쉬우며, 2~6주 잠복기를 거쳐 고열이나 황달, 피로감 등의 증세를 보인다.
최근 급증하는 이유는 젊은 층의 항체보유율이 낮아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30대 젊은 환자들이 실제로 발생 환자의 80%를 웃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A형간염은 지난 2007년부터 많아졌으며 작년 봄, 여름 즈음 급증해서 ‘문제될 것’이라고 예상됐었다”며 “올해 개원가는 물론 대학병원도 입원실이 모자랄 정도고, 특히 20~30대 젊은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0~5세 유아가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며, 항체가 생기는 질병이어서 ‘후진국 병’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80년대부터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깨끗한 환경만 접한 젊은 층이 쉽게 노출된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포항에 위치한 S 내과 대학교수 출신 이모 원장은 “서울에 많이 발병한다는 A형 간염 환자가 포항에도 지난해에 비해 3~4배 급증하고 있다”며 “환자가 발생하면 그 가족들도 예방하지 않으면 간염되기 쉽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급증하는 A형 간염 환자로 예방 백신은 품귀현상을 맞고 있다.
현재 국내 출시되는 A형 간염 예방 백신은 GSK의 히브릭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아박심,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의 이팍살 등이다. 판매는 각각 녹십자, 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등 국내 제약사가 대행한다.
업계에 따르면 A형 간염은 5~7월 발병률이 높으며, 최근 환자들이 늘면서 간염 백신이 유통시장에서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는 백신은 다른 약에 비해 유효기간이 짧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고 판매할 수 없으며, 갑작스럽게 수요가 증가한 탓에 일시적으로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올해 A형 간염 환자가 늘면서 예방 백신이 부족해 2주전부터 전량 품절된 상태”라며 “이제 곧 보령, 녹십자 등에서 소량 들어올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A형 간염, 신종 플루보다 위험”
A형 간염을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가장 우선은 철저한 손 씻기이며,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 이상의 열에서 파괴되기 때문에 물이나 음식을 잘 익혀 먹는 것이 주효한 예방법이다.
또한 1회 접종과 6∼18개월 후 추가 접종을 받을 경우 감염 예방 효과가 95% 이상인 것으로 보고돼 있는 예방 백신 접종이다. 실제로 미국은 백신의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1∼2세의 모든 소아에게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강모 교수는 “백신을 맞으려면 법적으로 강제된 것이 아니어서 비보험으로 맞아야 하는데 ‘백신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지’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왔으며, 선행 연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플루도 전파력이 빨라 집단 발병할 위험이 크지만, 병의 위험성은 A형 간염이 더 심각하다”며 “사망이 많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지만 1000명 중 한명꼴로 사망하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만도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A형 간염을 국가 필수예방접종 항목에 추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접종 대상, 비용대비 효과, 부작용 등 전반적인 사안들에 대해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필수예방접종에 1가지 백신이 보통 1년 100억원정도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과 등을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모든 백신 관리는 불가”
정부는 현재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B형 간염, MMR 등 11종 필수예방접종을 하고 있으며 뇌수막염, A형 간염, 폐규균은 권장사항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급증하고 있는 A형 간염 예방백신이 부족한 것과 관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일은 갑작스럽게 많은 A형 간염 환자가 발생해 백신 부족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병원을 통제하지 않는 이상 모든 백신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신 수급관리가 부족해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A형 간염 백신 공급을 재촉하고 있어 늦어도 1~2개월 후면 원활히 공급될 것”이라며 “현재 소아는 부족하지 않고 성인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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