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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건국대병원의 용단 필요한 시점
[ 2009년 06월 09일 21시 45분 ]
사람은 자신이 믿고 행해온 것과 보고 듣는 것에 차이가 있을 때 모순점을 느끼며 불편해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모순을 줄이기 위해 사람은 태도와 행동을 바꾸려고 시도하지만 일부는 자신의 태도와 행동에 맞춰 보고 들은 것도 마음대로 재단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1950년대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세운, 이른바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 이론이다.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CARVAR(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술) 수술에 관한 논란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50여 년간 심장판막질환을 앓아온 이들에게 유일하다시피한 선택지로 자리를 지켜온 심장판막치환술. 하지만 송명근 교수의 오랜 연구 끝에 나온 CARVAR 수술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이자 너도나도 이를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의사로서, 과학자로서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이기 전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겠다는 뜻은 당연하고 또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논란은 이와 다른, 어딘가 의도가 깔려 있지 않나 하는 측면에서 아쉽다 못해 답답하다.
한마디로 새로움을 넘어선 혁신적인 송명근 교수의 CARVAR수술에 대해 ‘인지부조화’ 상태를 겪고 있는 데서 온 건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지난 6월1일, 송명근 교수의 CARVAR수술에 대해 같은병원 심장내과 교수들이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쓴 논문이 유럽흉부외과학회지 6월호에 게재됐다.
그러나 논문 곳곳에 진실성에 관한 물음표가 여기 저기 꼬리를 달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논문의 가장 기본인 데이터 자체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의도적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인지부조화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비롯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여기까지 치닫자 오히려 이번 일을 두고 “오히려 잘됐다”고 여기는 반응들도 나온다.
이미 CARVAR 수술의 신의료기술 인정을 통한 급여화 부분이 3년간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한 뒤 전환하겠다는 복지부 등의 결정이 나온 마당에 ‘내부 불협화음’이란 남은 짐 하나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CARVAR 수술에 대한 인지부조화 상태를 이번에 확실히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해답은 바로 건국대병원이 쥐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윤리위원회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시시비비를 명확히 규명해서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게 순리"라는 한 인사의 말처럼 용단을 내릴 시점이다.
앞서 건대병원이 ‘연구부정 의혹’으로 심장내과 교수들에 대해 윤리위원회를 통해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보였던 지난 2월, 빠르게 진상을 조사하고 조치를 취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작금의 아쉬움을 또 한 번 남기지 않으려면 말이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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