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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발생시 강제보고 제도 도입해야"
[ 2009년 06월 07일 21시 41분 ]
최근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료분쟁법과 관련, 사고 발생 시 이를 강제적으로 보고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진료지원실 이경권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춘계 한국의료OA학회에서 ‘국내 환자안전 관련 법령의 개선방향’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사진].

의사이자 변호사인 이경권 교수는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논의가 잘 이뤄지기 힘든 이유는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위해사례(adverse case)에 대한 강제적 보고 제도를 우선적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서 매년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명확히 분석한 데이터가 없어 관련법 제정 과정에서도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협의의 의료사고에서 광의의 환자 안전사고로

이 교수는 또한 의료사고의 개념을 의료와 관계된 장소에서 환자가 피해를 입는 모든 사고를 지칭하는 ‘환자안전사고’로 확장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환자안전’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의료사고’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외국의 경우 환자안전을 목적으로 하는 위원회 및 민간기구가 따로 설치돼 있을 정도로 환자안전에 대한 국가적 의식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의료기관에서 환자 치료 시 발생하는 협의의 의료사고 외에 의료기관의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유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권 교수는 “병원에서 환자 안전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벌어지는 낙상사고, 용태 관찰 관련사고 등을 의료사고로 보려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의료진의 주의의무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사고도 의료사고에 포함시켜야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선욱 교수(인제의대 성형외과)는 의료사고나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논의를 할 때 의료기기에 대한 부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선 교수는 “의료진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의료장비, 기기 자체가 하자가 있으면 속수무책”이라며 “소비자원의 자료를 보면 전체 의료사고 중 33%를 의료기기 관련사고가 차지하는데 의료 현장에서는 병원이 일방적으로 독박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박형욱 교수(연세의료원)은 “위해사례에 대한 강제적 보고 제도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헌법에 배치될 소지가 있고, 자발적인 보고 체계에 기초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법 원칙”이라며 이 교수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보고 체계를 의무화하는 것은 헌법상 위헌 소지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러한 의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전을 지키기 어렵게 된 것”이라며 재반론을 펼쳤다.

이어 그는 “이 교수는 어떤 상황에 얼마, 이런 케이스 수집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수밖에 없다”며 “제도를 통해 보고가 강제화된다고 해도 현실에서 원활히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고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토론 후 이경권 교수는 “다시 나오고 있는 의료분쟁조정법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환자안전법으로의 전환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념 논쟁은 그만하고, 정말 환자의 안전을 위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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