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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은 과잉 수가는 밑바닥 '요양병원'
[ 2009년 06월 10일 03시 15분 ]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한 때 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절대적인 병상 부족이 우려됐던 요양병원. 하지만 불과 3~4년새 병상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젠 ‘포화’를 넘어 ‘과잉’ 진단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당초 요양병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예산을 감당하지 못해 엉거주춤 하고 있고 앞뒤 가리지 않고 설립된 요양병원들은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처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요양병원계가 최근 신임 수장과 함께 새로운 집행부를 꾸리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각오로 난국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계는 향후 풀어 나가야 할 10대 과제를 선정하는 등 여느때 보다 의욕적인 모습이다. 위기에 처한 회원 병원들의 구원투수를 자청한 대한노인요양병원협의회 김덕진 회장을 만나 요양병원계의 미래를 물었다.[편집자주]

잘못은 정부가, 책임은 병원이?

김덕진 회장은 "작금의 요양병원계가 겪고 있는 일련의 고충이 정부의 정책실패 탓"이라고 힐난했다.

김 회장이 지적한 정책실패는 크게 병상수급 예측과 수가보전 등 2가지다.

“당초 정부는 필요 요양병상을 2만 병상으로 추계했지만 현재 8만2700병상을 초과하면서 병상 통제 기능을 상실했다”

정부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병상부족 현상을 우려해 요양병원 병상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과잉공급 현상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김덕진 회장은 “정부의 병상수급 예측 실패로 인해 유인책만 믿고 뛰어든 요양병원 상당수가 고사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수가보전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요양병원형 일당정액수가와 간병비 등 통제일변도의 수가정책으로 요양병원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

그는 “정부가 재정중립을 전제로 수가를 개편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정확한 재정추계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잘못은 정부가 하고 책임은 병원들에게 떠 넘기려는 형국”이라며 “이제라도 정부는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모르쇠 일관하면 대국민 호소

김덕진 회장은 정부의 개선 의지 촉구와 함께 요양병원계 자체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실례로 김 회장은 대한노인요양병원협의회 취임과 동시에 ‘요양병원계의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적극적인 의지로 현안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김 회장이 선정한 10대 정책 과제는 △노인의료비 규모의 적정성 문제 △과잉공급 병상 해소문제 △일당정액수가제의 구조적 문제 △본인부담 덤핑문제 △요양병원 질 평가 방법 △요양병원 질 평가 주관기관 선정문제 △노인의학 전문의 인정문제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정립 △간병비 지급문제 등이다.

이중 노인의료비 규모, 일당정액수가제, 간호인력 수급 문제, 간병비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가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법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덕진 회장은 “기꺼이 정부의 노인의료에 관한 정책 파트너가 될 생각이지만 정부의 입장이 변화가 없다면 대국민 호소와 같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책적 접근 외에도 요양병원계의 자정 노력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요양병원 질 저하 요인의 주범인 본인부담 덤핑문제에 대해 해당 병원에게 강한 패널티를 적용하는 한편 요양시설과의 기능정립을 위해 회원병원들의 전문성 제고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김덕진 회장은 “이제 우는 소리만 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며 “자생능력 향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요양병원에 대한 어두운 인상을 벗고 질 높은 노인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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