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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죽일 겁니까?" 고민 깊어지는 세브란스
[ 2009년 06월 08일 22시 10분 ]
“정말 죽일 겁니까?”

지난 5월 21일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이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몇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정말 호흡기를 제거할 것인가?’가 아닌 ‘정말 환자를 죽일 것이냐’는 전화였다.

종교적인 신념이 뚜렷한 세브란스병원이 원칙을 고수하고 존엄사 집행을 거부, 강제이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8일 세브란스병원 한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존엄사 집행과 관련해 사실 고민이 많다. 10일 병원윤리위원회를 개최키로 했지만 집행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에서 존엄사 집행 시기나 방법, 집행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판결문에 포함되지 않아 여간 고민스러운 것이 아니다”면서 “법원은 환자의 상태를 죽음에 이른 단계라고 판결했지만 의료진이 판단하기에는 아직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인공호흡기 제거일을 사실상 결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10일 개최되는 병원윤리위원회에서 집행시기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환자측에서 강제이행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병원윤리위원회를 비롯해 병원 내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박창일 의료원장을 비롯해 원칙을 고수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병원 내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만큼 조속한 시일 안에 집행을 하자는 부류와 생명을 존중하고 몇 퍼센트의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의료진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엇갈리고 있다.

대법원도 존엄사를 인정하되 집행과 관련해 모든 것을 병원윤리위원회에 위임해 도덕적 책임을 병원으로 전가했다. 때문에 굳이 병원이 총대를 멜 이유는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사회가 존엄사 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합의가 없다는 점 등이 병원의 부담으로 작용, 보다 명확한 집행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강제이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김 할머니는 지난해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폐암 조직검사를 받다가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으로 의식을 잃고 1년째 연명치료를 받아오고 있으며 김 할머니의 가족들이 병원을 상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 지난 5월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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