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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수술방 인연이 한양대병원으로
[ 2009년 06월 15일 21시 48분 ]
첫 만남은 싱가포르의 한 병원 '수술방' 이었다.

2년 전쯤이었을까.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가 싱가포르 국립대병원(National University Hospital)에서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전공의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한국에서 의료 기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쿠마르(Kumar)씨와 김정태 교수[사진]. 그렇게 두 사람은 국경을 뛰어넘어 사제 지간으로 다시 만났다. 그리고, 국적은 다르지만 성형외과의 발전을 위해 그들은 지금도 '구슬땀'을 흘린다.

16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김정태 교수는 "당연히 의사로서 진료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에서, 일선 병원 현장에서 누군가에게 배움을 전하는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미소를 띄웠다. "환자 보고, 연구 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 않겠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쿠마르씨는 현재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 4년차 전공의. 당초 계획보다는 조금 늦어졌지만 지난 6월1일자로 그는 아내와 함께 이 곳 한양대병원에서 9개월간의 연수 생활, 첫 발걸음을 뗐다.

김정태 교수는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 한 명, 한 명의 인재들이 한국을 찾아 선진 의료 기술을 배우고 이후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의 성형외과 수준을 알린다면, 전체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비록 몸은 고단할 지라도 얼마든지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김정태 교수는 '천공지 피판(Perforator Flap)'을 이용한 피부 재건술로 미세수술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연구 업적을 인정받은 젊은 '실력자'다. 41세라는 나이에 '마르퀴스 후즈 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 세계 유명 성형외과 의사로 수록되기도 했다.

여기에 2007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 학회에 초청 연자로 참여해 한국과 싱가포르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정태 교수는 "세계의 많은 의사들이 한양대병원의 free flap기술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누구는 미국에서, 또 어느 누구는 일본에서 연수를 받았다며 '커리어'를 자랑하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연수를 받았다며 어깨를 으쓱할 누군가가 계속해서 생겨날 거라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쿠마르씨의 연수 생활로 또 한 가지 기대하는 효과가 있다.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전공의들이 직접 배우고, 습득하게 될 경험은 김정태 교수마저도 가르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는 "전공의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꿈을 키우게 하는 것도 교육에 있어서는 중요한 목적입니다. 전공의들이 간혹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 초청 연자로 참석할 때는 꼭 한명씩 동행하는데 이는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쿠마르씨 연수 생활을 지켜보며 한국 의료 발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한국의 의료 수준은 세계 유수의 나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 하지만 덜 개방적이고, 덜 유연한 정책으로 인해 발전 속도가 더딘 것은 안타깝다고.

그는 "싱가포르 성형외과 의사는 40여 명인데 반해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는 1500여 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선진 의료시스템을 도입하고, 의료관광 등 문호를 활짝 개방하는 등 한국보다 성큼성큼 앞서고 있어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의사들 수준은 이미 '일류'에 도달했지만 경직돼 있는 의료정책으로 시스템 측면에서는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싱가포르는 쿠마르씨처럼 다른 나라에서 연수 생활을 할 경우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해 줍니다"며 "우리나라 역시 국내 경쟁이 아니라 젊은 의사들이 외국을 무대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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