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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의사,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 2009년 06월 15일 21시 50분 ]
재소자들의 인권문제에 가려져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교도소 근무 의사들의 신변안전 및 처우에 관한 문제가 뒤늦게 공론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간호사의 경미한 의료행위 허용’을 골자로 하는 법무부의 형집행법 입법예고로 촉발된 교도소 의사들의 문제는 조폭 보스에게 폭행당한 사례와 대다수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언론에 공개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복지부 소속이면서 법무부 산하의 교도소에 파견돼 있는 교정시설의 공중보건의사들. 전체 인원이라고 해봐야 70여 명 남짓인 탓에 그동안 이들의 신변이나 처우 문제는 교도소 담장 밖으로 나와 보지도 못했다. 당국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교정시설 공보의들의 인권 수호에 한창인 복지부 중앙배치기관 공중보건의사협의회 박광선 회장을 만나 교도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떨리는 손, 떨리는 청진기

“병원 응급실에서 난동 부리는 환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교도소는 그러한 환자들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교도소의 진료환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박광선 회장의 답변이다. 박 회장은 교정시설 공보의들이 처한 상황은 상상 그 이상이라고 전했다.

실제 복지부 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최근 전국 구금시설 공중보건의사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5%가 "진료환경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11.6%에 달해 실제 진료현장에서 공중보건의사의 신변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사례를 살펴보면 목발, 혈압계 등 진료실 기구를 의료진에게 던지거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두르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었다.

박광선 회장은 “공보의들의 신변안전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재소자들의 위협적인 폭언이나 폭행으로 인해 왜곡된 진료행태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재소자들의 위협적인 행동들로 인해 교도소 내 공보의들이 본인의 소견과는 다른 처방을 하거나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투약 및 처치를 하게 된다는 것.

박 회장은 “분명 잘못된 일인줄은 알지만 그 상황에 놓이게 되면 청진기를 잡은 손은 떨리게 돼 있다”며 “소신진료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받치는 설움

재소자에 의한 신변 위협보다 교도소 공보의들을 더 서럽게 만드는 것은 바로 불안한 신분과 열악한 처우 문제다.

교도소 공보의는 복지부에서 법무부로 파견된 신분이기 때문에 두 정부기관 모두 책임회피로 일관, ‘미운오리 새끼’ 신세나 다름없다.

박광선 회장은 “복지부 입장에서는 없는 정원을 쪼개 파견을 보낸 만큼 법무부에서 책임져 주길 바라고 법무부 입장에서는 적(籍)이 다르다는 이유로 복지부에 넘기려는 형국”이라고 성토했다.

실제 교도소 공보의들의 불안한 신분에 의한 서러움은 곳곳에서 베어난다.

교정시설 교도관들의 경우 공무수행으로 인한 사망이나 상해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생명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교도소 공보의들은 법무부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 돼 있다.

소소한 부분이지만 교도관들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 혜택도 공보의들에게는 요원한 얘기고 교도권들로부터 소외되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박 회장은 “공보의는 5급 상당 계약직 공무원이라는 유권해석을 받고 현장에 근무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대우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적절한 처우에 대한 보장 없이 진료 경험 10년차 선생님도 혀를 내두르는 교정의료 현장에 신규 공보의를 내던진다는 사실 자체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주먹구구식 교정의료 언제까지?

그는 무엇보다 교정의료에 대한 정부부처의 유기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소자들에 대한 건강관리가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복지부 차원에서 이들 재소자에 대한 질병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게 박광선 회장의 주장이다.

실제 후진국 질병인 결핵의 경우 발병군이 크게 재소자와 노숙자로 구분되는 만큼 교정시설에 대한 질병관리 체계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박광선 회장은 “사실 교정의료에 있어 복지부가 하고 있는 역할이라고는 공보의 파견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교정의료 인정의 제도 도입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정의료 향상을 위한 법무부의 역할도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법무부 교정본부에 의료처우팀이 신설, 운영되고 있지만 의료인력 확충 및 교정의료 인력 양성을 목적에 두지 않은 채,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부족한 의료 인력을 대신하려 하고 있다고 박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교정시설 공보의들이 1년을 채우자마자 서둘러 출소(?)를 하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결국 의사들의 잦은 인원교체로 재소자의 건강관리가 소홀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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