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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무 경시한 의사들에 '부메랑'
[ 2009년 06월 17일 21시 58분 ]
수술 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의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민사3부(전국진 판사)는 17일 환자 김모씨가 '얼굴 성형수술 후 탈모 증세에 코가 삐뚤어지고 아랫입술에 흉터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생겼다'며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의사가 수술 전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형수술은 특성상 환자의 주관적인 기대치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의 방법과 필요성, 수술 후 개선상태, 부작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환자의 선택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으나, 이를 충분히 행하지 않았다”면서 의사는 환자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의료과실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판례 경향을 살펴보면, 이처럼 의사의 설명의무를 중시하는 판결이 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28일 환자에게 라식수술의 장단점과 다른 시력 교정방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의사에게 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지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부산지방법원도 지난달 15일 요실금 테이프 수술을 잘못해 환자의 방광을 손상시키고도 이를 설명하지 않은 의사에게 과실을 인정, 5600만원을 배상하게 했다.
이에 대외법률사무소 현두룬 변호사는 18일 “최근 의사의 주의의무 중 설명의무에 대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면서 “요즘 법원은 의사가 환자에게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행남법률사무소 박행남 변호사 또한 “요즘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의사에게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느는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환자에게 어떠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만 설명했다면, 지금은 그 부작용의 원인이 무엇인지 등까지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판례 경향에 의료계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행남 변호사는 “그러나 이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과 대책은 매우 미흡하다”면서 “특히 개인 로컬병원이나 지방병원은 차트관리나 수술동의서 작성이 꼼꼼히 되질 않아 억울한 입장에 놓일 때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국내 법원이 인정한 설명의무 위반에는 △설명을 하긴 했으나 차트에 환자에게 설명을 충분히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지 않은 경우, △의사가 아닌 상담직원이 대신 설명한 경우, △환자에게 직접 설명하지 않고 환자보호자에게 설명한 경우, △국내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보고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경우, △환자가 퇴원 후 지켜야할 사항을 꼼꼼히 설명하지 않은 경우, △의사가 설명을 늦게 해 환자가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숙고할 시간이 없었던 경우 등이 있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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