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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간호사도 '사전동의서' 윤리적 갈등
[ 2009년 06월 22일 02시 55분 ]
최근 들어 의료분쟁의 주요 요인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사전동의'. 그 과정에서 보호자로부터 대리서명을 받은 경우 의사 10명 중 3명은 윤리적 갈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전동의서와 관련된 의료 분쟁이나 소송을 경험하는 의사들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대병원 안명숙 간호사는 최근 발간된 임상간호연구에서 '사전동의에 대한 의사, 간호사 및 환자의 인식과 경험'을 주제로 한 보고를 통해 이 같이 발표하고 "의사가 보호자로부터 대리서명을 받은 경우 간호사의 48.7%도 '윤리적 갈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과거의 의료분쟁이 의사 과실이나 부주의에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진료 행위 과정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사전동의 의무를 적절하게 수행했는지에 대한 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부산시 소재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200명, 간호사 350명,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전동의서 작성 이유의 제1순위로는 의사의 47.6%와 간호사의 46.6%가 '직업 윤리적 의무' 때문이라 응답한 반면, 환자의 46.6%는 '의사의 방어수단'을 제1순위로 응답해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보호자로부터 대리서명을 받은 경우 의사의 30.3%는 '윤리적 갈등을 느꼈다'고 답했고, 사전동의서와 관련된 의료분쟁이나 소송을 경험한 의사도 4.8%에 달했다.

간호사의 48.7%도 의사가 보호자로부터 대리서명을 받은 경우 '윤리적 갈등을 했다'고 답했으며 이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는 57.0%가 '의사의 업무이므로 상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전동의서에 서명 시 실제로 서명한 사람'에 대해 환자에게 질문한 결과 53.9%가 '보호자', 25.3%는 '환자 자신'이, 20.8%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서명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현장에서는 가족 중심적 한국 사회 특성이나 의사의 방어 진료적 경향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더욱이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와 보호자를 동일시해 오히려 환자보다 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하는 경향이 더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호자의 결정이 의학적 결정에 더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는 것이 관행이라는 지적.

진료비를 비롯한 경제적 부담을 보호자가 맡으며 또 의료사고 발생 시 소송의 주체 역시 보호자라는 현실적 이유로 보호자의 의견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문제는 의사의 상당수에서 사전동의서 작성의 의의가 사고 발생 시를 대비한 방어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

연구팀은 "환자에게 병의 상태를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전동의가 법에 규정된 의무라는 점에서 의사들은 이를 위반했을 때 민사상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방어적 일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연구팀은 "의사는 시간 부족과 인력 부족 등의 의료 현실을 개선하고 사전 동의에 대한 병원의 규정이나 정책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사전동의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를 인식할 수 있는 교육과 함께 간호사 역시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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