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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세계 최초 존엄사와 한국 첫 존엄사
[ 2009년 06월 23일 14시 50분 ]
1975년 21세의 카렌양이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술과 수면제를 먹고 의식불명이 된 후 인공호흡기로 반 년이 넘는 시간동안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카렌의 양친은 부자연스러운 죽음을 연장시키는 것보다 장치를 떼 내 딸의 운명을 신에게 맡기고 싶다고 의사에게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양친은 판단을 재판소에 맡겼지만 재판소 역시 고통스럽더라도 카렌은 살아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소가 카렌의 존엄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죽음에 대한 일정 판단기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판소는 의학적으로 맥박과 호흡, 뇌파가 살아있는 상태이면 장치를 떼어내는 것은 살인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고가 있은 지 1년 후 뉴저지주의 최고 재판소는 조건부로 존엄을 위해 카렌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했다. 단 의사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 사건이 세계 최초의 존엄사였다.
의사 동의로 세계 최초 존엄사를 인정받은 카렌의 인공호흡기 장치가 곧 제거됐지만 자발적인 호흡이 지속되면서 10여 년이나 삶을 유지했다.
이번 국내 첫 존엄사 역시 대법원의 판결대로 23일 오전 10시 20분경 김옥경 할머니(77세)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스스로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김 할머니의 현 상태에 대해 세브란스병원은 식물인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하는 2단계에서 식물인간 상태지만 스스로 호흡이 가능한 3단계로 진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 상태를 의료진이나 환자 가족들이 처음부터 예측한 것은 아니다. 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떼 냈을 때 30분에서 길면 3~4시간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때문에 환자 가족들은 오후에 진행될 김 할머니의 부검과 장례절차를 염두에 두고 엄숙함과 비애를 상징하는 검은색 옷을 입고 참석했다.
환자 가족들은 당초 예상대로 할머니가 숨을 거두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본원으로 할머니를 옮겨 부검을 실시한 뒤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독교식 장례절차를 거쳐 경기도의 장례공원에 유해를 안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꽤 안정적으로 호흡하고 있다.
호흡기 제거 당시 김 할머니의 산소포화도는 90%였으며 혈압은 105~80사이를 유지하고 있어 입원 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12시간 후인 22시 30분에는 산소포화도가 96%, 혈압 110~70, 심박수 90, 호흡수도 1분당 18~21회로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할머니의 경우 카렌과 비슷한 경우로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자발적 호흡이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번 존엄사를 통해 당사자의 생사관도 존중돼야 하지만 존엄사를 판단하는 기준도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제 의학적인 기준과 당사자의 생사관을 뚜렷이 입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조속한 시일 내 마련돼야 한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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