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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가천·관동·성대의대와 교과부 칼
[ 2009년 07월 01일 21시 55분 ]
“10년 동안이나 시간을 줬었는데 보름쯤 더 준다고 대수냐. 정해진 날짜가 됐다고 칼 같이 자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신설의대 설립인가 부대조건 이행과 관련,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1일 “해당 대학들이 이행계획을 갖고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 교과부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말 가천의대를 비롯 관동의대와 성균관의대 등에 10년 이상 지키지 않고 있는 의대 인가조건을 6월 30일까지 이행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들 대학은 문민정부 때 ‘의료취약 지역에 500병상 규모의 대학 부속병원을 짓겠다’는 조건을 걸고 의대 인가를 받았다.
교과부는 그러나 당초 완강해보였던 모습과 달리, 약속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특별한 제재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감사원 감사를 받은 교과부는 감사위원회 결정을 들은 후 신설의대 부대조건 검토위원회에 상정, 최종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열쇠를 쥔 감사원이 “교과부에 대한 회의가 늦어지고 있어, 7월 중 의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한 만큼 교과부는 8월께나 이 사안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또한 어차피 2010년부터 적용될 건데 9월까지만 결정되면 되지 않겠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신설의대 부대조건 관련 취재를 이어오면서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것은 교과부의 태도다.
교과부가 처음부터 원칙적으로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 과감하게 행정조치를 취했더라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다. 그랬다면 해당 대학들도 진작 어떻게 해서든지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과부가 10년이 넘도록 수수방관과 솜방망이식 대응으로 일관하는 사이, 이들 신설의대는 늘 그랬던 것처럼 교과부의 ‘봐주기’를 기대하며 ‘버티기’에 나섰다.
이들의 버티기는 ‘대학과 병원 사정이 어렵다’는 변명과 ‘추후 몇 년 후까지 조건을 이행하겠다’는 지켜지지 않을 계획서 제출로 이어져왔다. 정작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과부와의 약속을 지킨 대학이 오히려 억울한 상황이다.
문제는 신설의대에 대한 교과부의 이 같은 태도를 학습한 또 다른 대학이 ‘우리도 안 될게 뭐가 있나, 일단 하고 보자’식으로 너도 나도 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뛰어들까 우려된다.
교과부는 앞으로라도 정부기관으로서의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남은 3개 대학 뿐만 아니라, 2010년 12월 31일까지 부대조건을 이행하겠다고 계획서를 제출한 CHA의과대가 이를 잘 이행하는지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아무도 교과부의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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