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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경기권 병원 설립 경쟁' 주춤
[ 2009년 07월 02일 03시 05분 ]
대형병원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경기권 병원 설립이 경기침체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늦어도 2015년까지 완공하겠다는 애초 목표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자금 부담 등의 사정으로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기약 없는 뒤안길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계획대로라면 대형병원이 속속들이 들어서면서 치열한 환자 유치 경쟁에 돌입했어야 할 경기권은 아직 고요한 풍경이다. 과연 경기권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게 될 주인공은 누가 될까. 새 병원 건립을 야심차게 추진했던 병원들의 현 주소를 추적해봤다.
경희대, 기흥병원 설립 백지상태서 재검토
계획대로라면 올해 초 경희대 부속병원, 강남한방병원, 상일동 동서신의학병원에 이은 4번째 병원을 용인 기흥지역에 완공했어야 할 경희의료원은 아직 착공일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경희대학교는 지난 2006년 서희건설과 MOU를 체결하고 기흥병원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8만m²에 이르는 부지에 양·한방을 아우르는 700병상 규모의 병원을 건립할 예정이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반응이다.
경희의료원 재단사무국 손영하 팀장은 “용인시 의료부지 승인은 완료된 상태지만 환율이 확 뛰면서 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의료장비 구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며 “경기권 일대 설립 예정인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걸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 팀장은 “착공일이 잡히면 아마도 올해 안에 공사를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설립 관련 수지타산은 어떻게 맞출지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만큼 연기를 결정하거나 계획을 아예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원 측은 6월 20일에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최종 착공일 날짜를 잡을 방침이었지만, 8월 10~15일 사이로 이사회 일정이 다시 연기되면서 설립 추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개원 연기 수원영통 을지대병원
지난해 말 수원영통 을지대병원 설립을 유보한 을지재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재단 측은 경기도 최대 종합병원을 세우겠다는 야심으로 1200병상 규모의 수원영통 을지대병원 설립을 추진했으나 “불투명한 경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개원 시기를 2011년에서 2012년 이후로 늦췄다.
당초 을지대병원은 수원영통 을지대병원과 더불어 1060.1㎡ 부지 8층 규모로 국내 최초 족부전문병원인 강남을지병원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강남을지병원 또한 병원 설립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진료과목이나 병상 수조차 결정하지 못해 현재 외벽공사만 진행한 채 내부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강남을지병원 설립이 더뎌지면서 수원영통 을지대병원이 자연스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병원 관계자는 "자금 문제는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재정난 의혹을 일축했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여곡절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답보’
한림대의료원은 앞의 병원보다 변동 사항이 더 많은 케이스다. 의료원은 불과 작년 6월 초 개원 시기를 예정보다 1년 앞당긴 2012년을 목표로 800병상 규모의 동탄성심병원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 동탄신도시로 유입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화성시와의 협조를 통해 얻은 결론으로, 인근 오산시에 들어설 서울대오산병원을 의식해 서두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경기 악화 및 환율 상승으로 올해 초부터 새병원 건립 추진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대의료원은 또한 타 대학병원과의 경쟁을 의식, 동탄성심병원 규모를 800병상에서 더 늘릴 계획을 세웠지만 2012년 건립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병원 앞 부지가 대체농지시설로 규정돼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한림대의료원 관계자는 “규정도 그렇고, 농지를 의료부지로 변경하는 절차는 물론 토지자들의 민원까지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부지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세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예정대로 추진
연세대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은 각각 예정대로 경기권 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토지주의 민원 제기로 2014년 완공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던 연세대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은 원래 계획대로 설립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조우현 용인동백 새병원 건립추진위원장은 “접수된 민원을 우리가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냐”며 “작년 가을부터 최근까지 기본적 운영 방안을 마련, 현재 병원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상 규모는 설계 과정에서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지만 대략 1000병상 규모가 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가 새 병원 건립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조 위원장은 “우리는 설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까 착공 시기쯤 되면 다시 (경기가) 풀릴 것”이라며 “원래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산 서울대병원, 올해 본격적 건립행보
지난해 5월 오산시와의 MOU 체결 이후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난항이 예상됐던 오산서울대병원 또한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산시청은 지난 연말까지 병원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치고 올 초부터 거주자 및 토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진행 중이다.
오산시청 관계자는 “당초 부지에는 서울대병원 설립만 예정돼 있었는데 치과병원도 들어온다고 해서 추가 부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당초부지는 6월 초순이면 보상이 끝나고, 추가 부지도 올해 말이면 무리없이 보상이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원 설립 관련 세부 조율을 담당하는 오산보건소 관계자는 “오산서울대병원은 병원대로, 보건소는 보건소대로 건립 제반사항을 점검하고 있다”며 구체적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10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은빈 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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