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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됐어도 갈 길 먼 응급의료대불제도
[ 2009년 07월 06일 22시 00분 ]
지불능력이 없거나 신원 파악이 힘든 응급환자들의 치료비를 국가가 먼저 내주고 나중에 대불금을 상환받는 응급의료대불제도. 시행 10년째 접어들었지만 정작 이를 이용하는 병원들 사이에서는 시행상 문제가 많다고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병원이 환자의 치료비를 받기위해 행정법상 편법까지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고충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편집자주]
병원계, 응급대불제 행정 소송도…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의료인에게는 '진료거부 금지'라는 강력한 법의 굴레를 씌워 제한하는 만큼 응급성에 대한 판단은 응급의료 종사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해 부산 모 병원에서 응급진료 후 병원에서 달아난 한 환자의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응급의료비 대불금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반송된 사안과 관련 복지부에 제도개선 요청과 병행, 행정소송을 제기해 사법적 해석을 받는 절차도 함께 검토키로 한 바 있다.
응급진료 대불금 문제의 발단은 구타를 당해 두통 및 안구이상 증세로 부산 모 병원 응급실을 내원해 진료를 받은 김 모 환자(여)가 무단 탈원해 수소문끝에 주거지를 찾았으나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20년 전 이혼 후 주민등록번호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로 환자의 서명을 받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상환금액 지급을 신청하면서 비롯됐다.
병협은 "응급의료 미수금 대불제도는 '응급실 진료 중 도주, 무연고 사망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청구할 수 있도록 법률로서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법률자문을 바탕으로 병원에 부당하게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적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제도 시행 10년, 갈 길 멀어
이후 제도 시행 10여 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 제도는 응급의료에 소요된 비용 중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응급의료비를 받지 못한 의료기관 등에게 국가가 대신 진료비를 부담하고, 향후 환자에게 이를 돌려받는 제도. 경제적 이유로 인한 의료기관의 진료거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1995년부터 실시해 왔다.
시행 초기에는 홍보 부족, 의료기관의 낮은 인지 등으로 제도 이용이 미비했으나 복지부는 "2005년부터 교육·홍보 강화 등 응급의료비 미수금 대불제도 활성화를 추진, 점진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제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 수 인데다 그 운영이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3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한 교수는 "국가가 의사에게 응급의료 진료 거부 의무를 부여, 이를 이행할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인데 마치 진료비가 없는 환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정도로 이해돼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극적인 지급을 비롯해 높은 삭감률, 지급의 장기화 등의 문제를 초래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현실 반영 못해 곳곳서 불만 터져
여기에 기금 운용의 한계, 규격화된 심사, 의료 현실과의 차이 등으로 인해 실제 대불제도의 혜택을 받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기관 등에서는 제도의 보완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개선 방향과 관련, 대한의료법학회 강요한 이사는 3일 "의료기관 입장에서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제공 의무가 법률적으로 강제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인 만큼 응급의료비 지급을 위한 방법 및 절차가 간소화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에 부여되는 의무는 국가적 차원에서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것에 비해 의료기관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제한돼 있다"는 지적.
그만큼 의료기관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도 국가적 차원의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는게 골자다.
이와 함께 청구 절차 간소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요한 이사는 "현재 응급의료비에 대한 청구는 실제 진료가 종료된 후로 판단되고 있으나 개별적인 진료가 제공된 때부터 소멸 시효가 기산되는 일반적인 의료비 청구 소멸 시효와 혼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의료기관의 허위 부당청구에 대한 제재를 현행법으로 충분하게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는 것. 그는 "대불금 미납확인서를 첨부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확인서를 첨부하는 이외에 특별한 추가 요구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납진료비 대불청구 일원화해야"
이와 함께 응급화나 미납진료비 대불청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요한 이사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환자가 내원해 진료를 받고 진료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해도 이후 응급의료비에 대한 청구 및 회수 절차가 까다로워 많은 의료기과에서는 회수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 응급의료비보다 과다한 경우가 발생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강요한 이사는 이에 "행려병자 및 모든 응급환자에 대해 응급의료비를 의료기관이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절차를 일워환해 의료기관이 응급의료를 제공하고 이를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국가가 후견적인 입장에서 보완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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