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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미용' 거부한 수지접합 전문의
[ 2009년 07월 05일 21시 49분 ]
최근 수지접합을 전문으로 하는 영동병원에 한 장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24개월 된 아기가 갑작스런 사고로 손가락 끝부분을 잘라야만 했던 것을 살려준 이 병원 전용욱 원장
[사진]
앞으로 아이 엄마가 감사편지를 쓴 것이다.
편지 내용에 따르면, 이 아이의 엄마는 괴사할 게 분명하다며 손톱을 포기하고 첫마디를 잘라야 한다는 진단을 받자 이를 살리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잘한다고 소문난 곳은 죄다 찾았지만 같은 대답만 돌아온 터라 낙담만 하던 찰나에 마지막으로 영동병원을 찾았다.
전 원장이 손톱의 뿌리를 살려 자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수술을 받으면 손가락은 물론 손톱도 살릴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이 아이 엄마는 희망을 찾았다고 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손가락의 상처가 마음의 상처로 이어지지 않을지, 몇날 며칠을 고민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었다.
“사실 수지접합을 전문으로 하다보면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 합니다. 공장에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을 비롯해 어려운 사정에 처해있는 안타까운 이들이 환자들의 대부분인 까닭이죠.”
지난 2002년 서울 성수동 공장지대 인근에서 문을 연 뒤 최근 장안동으로 새 병원을 지으며 자리를 옮긴 영동병원 전용욱 원장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수부를 다루는 의사로서 보람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전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이다. 굳이 성형외과를 전공하지 않아도 성형수술을 진료과목으로 내세운 곳이 워낙 많아진 탓에 ‘성형=미용수술’이란 공식이 성립한 현실에서 좀 더 편한 이 분야를 택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성형외과를 전공하면서 진로를 고민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처음에는 저 역시 미용분야를 생각했지만, 하면 할수록 뭔가 허전했습니다. 때마침 수련하고 있던 광명성애병원이 수부외과 분야에서 명성을 얻던 곳이라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눈길이 닿더군요.”
그러나 국내 여건상 힘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며 전 원장은 고충을 털어놨다.
수부외과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잘하면 잘 할수록 병원 경영에는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접합수술을 잘한다고 해서 수익적인 측면에서 크게 좋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 수술에 익숙지 않은 곳은 긴 시간동안 여러 번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으니 수익이 여러 번 발생하죠. 반면에 단번에 수술을 끝내버릴 정도로 잘하는 의사라면 낮은 수가 현실에서 겨우 망하지만 않을 정도 밖에 되질 않습니다.”
저수가 문제가 여기서도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전 원장은 “의사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접합전문과 절단전문의 차이, 수부외과를 한다고 표방하는 의사들이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질문”이라고 꼬집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한다는 목적, 그 자체만은 잊어버려선 안 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전 원장은 수부전문클리닉 등 외상전문센터의 활성화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병원제도가 국내에서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저수가구조를 해결하는 한편, 잘하는 곳에 수가를 더 많이 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뒤따르면 외국처럼 비록 주류에 들지 못한 전문클리닉이라도 살아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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