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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복지부의 까다로운 입맛과 성분명처방
[ 2009년 07월 08일 21시 50분 ]
8일 오전. 복지부가 그동안 꽁꽁 싸뒀던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결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타당성 검증 실패’였다.
시범사업 기간 평균 성분명 처방률은 31.7%에 그쳤고 무엇보다 정부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웠던 약제비 절감효과는 10개월간 212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상품명 처방으로 대체했을 때의 총 약제비 4642만원 대비 4.6%에 불과한 수치다. 성분명 처방시 약제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정부의 기대가 빗나간 것이다.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 연구 역시 곳곳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복지부는 환자 대상 설문결과 66.6%가 성분명 처방을 선호하며 성분명 처방제를 시행할 경우 집 근처 약국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40%였다며 환자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응답자는 고작 30명으로, 시범사업 대상 환자 2만1975명의 0.3%, 성분명 처방을 받은 환자 6979명의 2%에 불과한 표본이다.
복지부 역시 이번 시범사업으로 성분명 처방의 효과를 검증하기에 한계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약제비 절감 등 국민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의미는 있었다고 판단하는 만큼 추가적인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채점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확실한 검증을 위해 다시 한번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이번 시범사업의 한계점으로 지적한 환자의 편향성, 사업의 임의성, 대상 의약품의 편향성, 조제 약국의 편향성 등은 이미 사업 시작 전부터 지적돼 왔던 문제들이다.
사업의 타당성 검증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더라면 얼마든지 수정, 보완해서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복지부는 당시 눈과 귀를 틀어 막은채 무조건 "Go"를 외쳤다.
그러던 복지부가 이제 와서 입맛에 맞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시범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쉬 납득이 가질 않는다.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의 타당성 검증에 대한 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성분명 처방이 아닌 그 어떠한 것이라도 감수해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식으로는 곤란하다.
복지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범사업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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