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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한 외과의사의 로봇수술 '고뇌'
[ 2009년 07월 14일 21시 50분 ]
[기획 인터뷰 中]최근 국내병원들이 앞 다퉈 로봇수술기를 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자 수술 케이스를 높이기 위해 환자를 소개하거나, 수술 스케줄을 잡는 의료진과 직원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병원들이 등장하고 있다.

고환율 시기에 큰돈을 들여 로봇수술기 다빈치 에스를 도입하고 아직까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경희의료원 또한 마찬가지다.

병원 경영진은 로봇수술 담당 교수들이 환자에게 이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길 바라지만 경희의료원 로봇수술 교수 3인방은 하나같이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외과 이길연 교수(43)는 “외과의 경우 복강경과 로봇수술을 비교했을 때 가격대비 효과 면에서 로봇수술이 크게 월등하지 않고, 아직 그 과학적 효과가 완전히 입증된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에 비해 비용이 2~3배는 비싼데다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너무 큰 것도 이유다.

이길연 교수는 “환자 중에는 복강경수술할 돈이 없어 개복수술을 해달라는 분이 계실 정도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분이 많다”면서 “말씀드려봤자 마음만 아프실까봐, 로봇수술에 대해 아예 설명을 안 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직접 환자를 마주하는 입장에서 그는 무엇보다 경제적 불평등이 의료 불평등으로 이어지는데 강한 우려를 표현했다. "아무리 좋은 의료기술이 새로 개발됐더라도 경제력이 없으면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때문에 빈부의 격차 없이 로봇수술이 보편화되려면 건강보험 적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보험만 적용된다면 로봇수술 건수는 금방 크게 늘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지금 국내병원들이 다빈치를 도입하는 속도를 보면 곧 대학병원에선 필수장비가 될 텐데, 언제까지 돈 있는 사람만 혜택을 보게 할 것인가”하고 답답해했다.

이길연 교수는 바쁜 수술 스케줄로 환자의 마음까지는 돌볼 여력이 없는 여타의 외과의와는 사뭇 다른 면이 많다.

주변에서도 ‘대학시절 손꼽히는 수재였지만 어려운 이웃에 무료수술을 하겠다는 신념으로 외과에 지원했을 정도로 마음이 따뜻한 의사’라고 귀띔한다.

실제로 인터뷰가 있던 날 길거리에서 만난 한 중환자의 보호자는 이 교수를 보고 반갑게 달려오더니 “어쩌면 이렇게 환자와 보호자 마음을 잘 배려해주시는지, 정말 친절하다. 감사하다. 최고다”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사진].

사실 의사가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감정적 유대를 쌓아 그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매일 환자들을 위해 ‘살 수 있길, 깨끗하게 나을 수 있길’ 기도한다. 혹 환자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의 성격과 심리, 그 가족의 상황과 문화 등을 세심히 살펴 치료의 방법과 수준을 달리하고 있다.

의사가 이 같은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니 병원에서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대도 큰 반응이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차가운 로봇을 통해 하는 수술, 그 이면엔 환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한’ 의사의 훈훈한 마음이 있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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