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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열풍…정말 암(癌)·심장병 예방?
[ 2009년 07월 16일 03시 57분 ]
비타민D 섭취와 암·심장병 등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역학(疫學)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비타민D가 현대인의 건강을 지켜줄 '수퍼 영양소'가 될 것인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햇볕을 쬘 때 사람의 피부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는 지금껏 구루병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알려져 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비타민D가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 등 거의 모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심장병 등도 예방한다는 역학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비타민D 권장량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세계적으로 '비타민D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어린이 비타민D 1일 권장량을 400IU로 2배 강화했고, 미국골다공증재단(NOF)은 50세 이상 성인의 1일 권장량을 800IU으로 상향조정했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도 미국처럼 성인의 비타민D 1일 권장량을 400IU에서 800IU로 높였다.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최근 건강기능식품의 비타민D 최대 함량을 200IU에서 400IU로 상향 고시했다. 미국에선 비타민D 1만IU, 심지어 5만IU 제품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검은 피부 일수록 암 발병률 높아
미국 세드릭 갈랜드 박사팀은 검은 피부의 카리브인은 백인에 비해 결장암·유방암 등 각종 암 사망률이 현저히 높으며, 매일 비타민D 1000IU를 섭취하면 암 발병률을 30~50%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부의 비타민D 합성능력은 피부가 검을수록 낮고, 하얄수록 높다. 또 미국 네브래스카주 폐경여성들을 대상으로 4년간 연구를 진행한 마이클 홀릭 박사팀은 매일 1100IU의 비타민D와 1000㎎의 칼슘을 복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각종 암 발생률이 60% 감소했다고 밝혔다. 홀릭 박사는 혈중 비타민D 농도가 10ng/mL 증가할 때마다 상대적 암 발생 위험이 35%씩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일부 학자들은 성인이 하루 1000IU(국제단위)의 비타민D를 섭취하면 25% 수준인 암 사망률을 남성 7%대, 여성 9%대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서 '비타민D 혁명'을 통해 미국의 비타민D 열풍을 주도한 시더스사이나이병원 내과 소람 칼사 박사 등이 그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 학자다. 그의 저서는 최근 국내에서도 번역·출간됐다.
학자들은 비타민D가 세포 증식, 세포 분화, 세포 성장조절, 세포 자살(apoptosis) 등을 정상적으로 조절하는 작용을 하므로 정상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암세포로 변하는 것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칼사 박사는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위암·난소암·신장암·후두암·췌장암·자궁경부암 등 17개 암이 비타민D 결핍과 연관이 있으며, 혈중 비타민D 농도를 40~70ng/mL 수준으로 유지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장병, 당뇨병 등도 비타민D와 관계있어"
우선 비타민D가 부족하면 심장혈관 내벽의 염증과 칼슘 침착이 일어나 심장마비가 초래되기 쉽다. 2008년 에드워드 지오바투치 박사는 1995~2004년에 심장마비를 경험한 454명과 정상인 900명을 조사한 결과 비타민D 혈중농도가 15ng/mL 이하인 사람은 30ng/mL 이상인 사람보다 심장마비 가능성이 242% 높았다고 보고했다. 또 비타민D는 췌장의 인슐린 생성세포를 공격하려는 면역계를 억제해 제1형 당뇨병을 예방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호전시켜 제2형 당뇨병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비타민D가 우울증·정신분열증·자폐증 등의 발병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왔다. 그 밖에 비타민D가 박테리아를 죽이는 백혈구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면역기능을 높이고, 호흡기관에 천연 항생물질로 작용해 천식·독감 등 호흡기 질환의 빈도도 낮춘다는 연구결과들도 발표됐다.
◆비타민D 보충제 복용해야 할까?
일부 학자들은 햇볕이나 음식으로 생성·섭취하는 비타민D의 양으로는 부족하므로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칼사 박사는 그의 저서 '비타민D 혁명'을 통해 "인류의 선조들은 햇볕 노출 시간이 많아 비타민D 혈중 농도가 50~90ng/dL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대인은 20ng/dL 수준으로 '만성적 비타민D 결핍상태'"라고 주장한다. 그는 구체적으로 ▲북위 35도 이상 지역에 사는 사람 ▲자외선 차단제 사용자 ▲사무직 근무자 ▲뚱뚱한 사람(지방세포가 비타민D를 흡수하기 때문) ▲노인 ▲피부가 까만 사람은 비타민D가 결핍돼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환 교수는 "비타민D가 여러 암과 심장병 등의 발병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됐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음식이나 햇볕을 통해서 얻는 비타민D만으로도 충분하므로 굳이 보충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앙대용산병원 산부인과 박형무 교수는 "비타민C와 비교할 때 비타민D는 지금껏 중요성이 너무 간과돼 왔다. 특히 55세 이상 한국 여성의 88%가 비타민D 결핍인 것으로 조사된 만큼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다 복용 시 부작용은 없나?
비타민C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과다 복용하더라도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비타민D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과다 섭취할 경우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몸속에 남아 식욕감퇴, 메스꺼움, 구토, 갈증, 설사, 허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비타민D 옹호자들은 그러나 "비타민D 독성이 과장됐다"고 말한다. 칼사 박사는 그의 저서를 통해 "비타민D 혈중 농도가 150ng/dL는 돼야 문제가 되는데 현대인은 20ng/dL 수준이어서 웬만해선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한제호 교수는 "최근 비타민D와 여러 질병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쏟아지고 있어 학자들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완전하게 검증된 정설이 아니므로 좀 더 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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