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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대립 반복하는 병원계 산별교섭 무용론
[ 2009년 07월 20일 21시 48분 ]
노사 합의로 일궈낸 6년차 병원계 산별교섭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교섭 비용 절약이라는 막대한 장점을 뒤로 하고 거듭된 파행과 첨예한 의견 대립 끝에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
사용자협의회는 최근 3차례에 걸쳐 보건노조 측에 산별교섭을 재개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는 사측이 정한 산별교섭 일시와 장소까지 명기돼 있다. ‘7월 22일(수) 오후 2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가 사측이 제시한 교섭 일자다.
필수유지업무제도 도입 등으로 노조 파업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병원 안팎에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이 도리어 산별교섭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노조와 사측 간의 장기적인 불협화음을 막고자 속히 교섭 타결을 진행할 필요성을 느꼈다거나, 노조의 집중타격으로 손해가 막심한 일부 병원의 볼멘소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산별교섭 재개를 요청한 사측 의도에는 노조와의 화해를 빌미로 산별교섭 공식 종료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전언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20일 “노사합의 하에 전국 104개 병원이 산별교섭에 임하기로 한 게 6년째인데 노조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교섭이나 파업 일정은 달라진 게 없다”면서 “노조가 산별교섭을 그만하자고 하면 그만해야 하는 거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별교섭 무용론에 공감하는 것은 노조 뿐만 아니라 병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이 시점에서 사용자협의회가 해체를 선언하면 노조 쪽에 비난의 빌미를 줄 수 있어 (교섭 요청이라는) 예의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교섭을 요청한 이면의 의도를 분석했다.
타 병원 관계자도 이와 유사한 견해를 제시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6년 전 산별교섭 도입 시기에 한 합의사항이 남아 있어서 올해가 이렇게 됐더라도 내년에 노조가 상견례를 요청하면 사측은 또다시 불려나가야 할 판”이라며 “노조의 입맛 따라 교섭 형태를 자유롭게 바꾸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 대표가 직접 만나 합의사항을 깨든, 교섭을 다시 진행하든 논의할 필요성이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 “산별교섭 종료를 선언해 놓고 산별파업을 전개하는 노조의 행동은 불법이며 모순”이라고 쏘아 붙였다.
보건노조는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산별교섭 진행할 때도 얘기했고, 7월 6일까지 타결이 성립되지 않으면 파업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게 몇 번인데 그 때는 못 들은 척 하더니 이제 와 딴소리냐”며 “사측의 교섭 요구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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