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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과 맘 편하게 밥이나 먹겠냐"
[ 2009년 07월 31일 02시 53분 ]
10만원 이상의 식사까지 ‘리베이트’로 간주하는 제도가 내달 1일 본격 시행을 앞두면서 의료계 곳곳에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의약품 유통거래를 위한 자율협약'이 복지부의 승인을 거쳐 내달 1일부터 적용에 들어간다.

이번 협약은 자정결의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의 의약품 투명거래 가이드라인과는 달리 리베이트 적발 품목의 약가를 강제 인하하는 약가연동제의 잣대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상당한 실효성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복지부가 추진되는 쌍벌제가 시행될 경우 이번 협약이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 처벌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지배적인 분위기다.

때문에 그동안 제약계의 자정결의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던 의사들도 이번 협약내용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번 협약에는 식사, 경조사비, 학회지원 등 세부적인 항목까지 금액을 책정하고 있어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협약에는 의사 1인당 식사비가 10만원이 넘을 경우 리베이트로 간주되며 법인 명의로 내는 경조사비도 20만원을 넘을 경우 검은거래로 분류된다.

해외학회 지원은 공인된 학회나 학술단체로부터 인정을 받은 학술대회에 한해 발표자나 좌장 등만 가능토록 제한했다.

일부 외국계 제약회사들이 국내 법인의 회계 처리에 반영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제품설명회 등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협약 내용에 대해 의사들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의지에 대해서는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일부 조항의 경우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S대학병원 A 교수는 “리베이트 근절도 좋지만 밥값까지 금액을 정해 놓은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영업사원과 맘 편하게 식사나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K대학병원 B 교수 역시 “세상이 너무 각박해 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밥값, 명절선물, 경조사비까지 상한선을 둔 것은 심하다”고 말했다.

개원가 역시 이번 협약에 대해 불쾌감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부천의 C원장은 “얼마가 나올지 계산하면서 밥을 먹어야 하느냐”며 “차라리 영업사원과 식사자리를 갖지 않는게 마음 편할것 같다”고 성토했다.

서울 강북구의 D원장은 “명절 선물을 갖고 오면 가격부터 물어봐야겠다”며 “이런 규제가 과연 리베이트 근절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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