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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감탄고토(甘呑苦吐) 경찰과 의사
[ 2009년 07월 31일 22시 03분 ]
경찰이 최근 의사의 비위를 건드리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양측에 미묘한 갈등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6월 만취자를 파출소 대신 병원 응급실에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국회에 제출돼 의료계의 심기를 건드리더니 이번엔 경찰이 직접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시력, 청력, 운전가능 여부 등 비교적 단순한 검사까지 의사의 신체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낭비라는게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은 이 제도가 현실화 될 경우 연간 791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논리대로라면 연간 병원에서 벌어들이는 117억원의 운전면허 적성검사 비용이 고스란히 경찰에게 이양된다.

경찰 입장에서는 ‘응시자의 편의성 제고’라는 명분과 함께 연간 100억원이 넘는 검사비용을 거둬들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꿰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경찰의 감탄고토(甘呑苦吐) 행태를 여실히 나타낸다.

감당이 어려운 만취자는 병원으로 보내고 운전면허 응시자의 적성검사는 경찰이 담당하겠다는 계산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모습의 전형이다.

때문에 의료계는 이런 경찰의 행태에 분기탱천(憤氣撐天)하고 있다.

경찰이 감탄고토의 득과 실을 계산하고 있는 지금도 진료 일선에서는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로 인해 의료진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의료계는 지난 수 년간 의사 신변보호와 환자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병원내 폭력 및 난동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의사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메아리성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최근 경찰이 추진하는 일련의 제도는 나름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갖는다. 하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경찰이 이송한 만취자의 난동에 의사는 여전히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경찰이 단 한번이라도 ‘의료계의 지팡이’가 되어 주길 의사들은 간곡히 바라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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