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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도 코페르니쿠스적 사고 필요"
[ 2009년 08월 03일 21시 46분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지난 달 21일 열린 세계모발이식학회 학술행사. 한국의 젊은 의사가 최신지견을 소개하는 자리의 좌장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바로 황성주 원장(SJ황성주털털피부과)
[사진]
. 40세에 불과한 그가 쟁쟁한 외국의 유명의사들을 제치고 이 분야 대표학회를 이끌게 된 사연, 데일리메디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저보다 학식에 실력까지 갖추신 분들도 많으신데 중책을 맡겨 주셔서 과분했습니다. 더 많이 보고 배우라는 뜻인 줄 알고 열심히 보고 또 익힐 수 있도록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마냥 쑥스러운지 한사코 손을 내저으며 큰 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황 원장의 관록은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모발이식 전문의 과정을 통과한 뒤 미국모발이식를 전공하는 의사회의 이사직까지 맡고 있는 그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이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알려진 ‘세계모발이식학회 플래티넘 모닝상’을 수상하면서 실력에 권위까지 더했다.
“아직 젊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암스테르담에 나간 것도 새로운 논문을 소개하고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해서죠.”
학회지의 표지를 장식한 황 원장의 이번 논문은 모발이식 후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인 얼굴이 붓는 현상, 즉 안면부종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이 같은 부작용은 그동안 학계에서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법을 찾지 못해 황 원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정수리 부근에서 안면으로 향하는 림프액 때문인지라 중력이 그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케이스를 모으기 시작했죠. 제가 그동안 진료한 1200여명의 환자들을 추적관찰하면서 수술 후 환자가 취해야 할 자세 등을 고안해 이번에 발표했습니다.”
황 원장의 설명은 간단했다. 붓는 현상 자체야 어쩔 수 없으니 일상생활에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림프액이 타고 흐르는 부위를 후두부 쪽으로 돌리자는 것이었다.
당연한 소리 같은 이 방법은 어느 교과서에도 나와 있지 않아, ‘콜롬버스의 달걀’ 마냥 보기는 쉽지만 아이디어 자체를 떠올리기는 어려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경북대학교병원에서 레지던트 4년차로 근무할 당시 써내 큰 반향을 불러 모았던 ‘수여부 영향설’을 가슴털의 머리 이식으로 재 입증해 미국피부외과학회지 6월호에 게재돼기도 했다.
이미 자신의 팔 다리 곳곳에 심어 놓은 털들로 논문을 과학적으로 풀어냈던 황 원장의 코페르니쿠스적 사고가 또 한 번 빛을 발휘한 셈이다.
이러한 연구성과에 탄력을 입어 황 원장은 지난 4판에 이어 이번에도 미국의 모발이식분야 미국교과서와 아시안인을 위한 모발이식 교과서를 집필할 예정이다.
황 원장은 “미국 교과서에 아시아인을 위한 교과서까지, 요즘은 원고를 마감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그래도 저를 찾아주시는 일이니 도리어 감사한 일”이라고 웃음 지었다.
그런 그는 또 다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곧 있을 미국모발이식 전문의 시험을 감독하기 위해 잠시 떠났다 연말에는 인도와 이스라엘에 초청받아 강연을 나가야 한단다.
개원을 한 처지에 1년 12달 중 한 달 이상 진료실 문을 걸어 닫는 황 원장. 개원의로서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인터뷰 말미에 비결을 물어봤다. 그러자 곧 ‘열정’이라는 단어로 되돌아왔다.
“SCI급 논문 1년에 1편, 그것도 인용횟수가 많은 저널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학회에 보고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습니다. 모두 저를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 때문이죠. 환자를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보다 중요한 게 바로 한명의 환자를 보더라도 보다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자면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깐요.”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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