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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동의보감 미신 취급 '불쾌'"
[ 2009년 08월 05일 02시 43분 ]
“귀신 보는 법처럼 미신적인 처방만 있었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현수) 김인범 상근부회장
[사진]
은 5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동의보감에 대한 의료계의 잇단 비난에 적잖게 곤혹을 치른 듯 그간의 심경을 쏟아냈다.
김 부회장은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에서 설명과 홍보를 위해 현지를 방문했던 지난달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동의보감은 일종의 ‘딴지’인 ‘코멘터리(comentary)’ 하나 없이 심사단의 흡족한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동의보감은 내용이 독창적이고 현대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중략) 오늘날 다방면에서 서양의학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세계기록 국제등록부에 등재한다”는 것이 그가 당일 위원들로부터 받은 심사평(Expert's Evaluation)이었다.
김 부회장은 (당시의 자료를 직접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보다 더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고 했다.
한의협 내부에서도 “한의학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각인됐다”는 평가가 속속 나왔다. 김 부회장은 “모두가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료계는 의학서로서 동의보감의 가치를 의심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현재 한의협은 의협의 논평에 “유감”으로 일관하며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김 부회장에게 동의보감의 5가지 쟁점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Q : 동의보감은 서양의학보다 우수하다?
A
: 심사단이 동의보감의 내용적 측면보다 세계 의학사적 의의를 말한 것이다. 동의보감은 수 천 년에 걸친 동아시아의 의학서를 집대성해 지금까지 사용 가능도록 편찬한 의학서로 400년 전 국가가 직접 보건의료정책에 힘쓴 사례라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의를 인정받았다. 서양 의학사상 국가가 국민 건강에 개입한 것은 19세기 말 이후부터다.
Q : 현대의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
A
: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가치 못지않게 현재, 미래적 가치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오늘날 한방은 동의보감의 처방을 기본으로 연구를 거듭해 2가지 이상 복합방과 가·감방으로 현대인의 복잡한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이는 동의보감의 미래적 발전 가능성과도 연관된다. 동의보감이 아토피나 현대 신종질환을 다루지 않은 것을 들어 일부에서는 불완전한 의학백서(醫學白書)라고 하는 모양인데 동의보감의 내용을 현대 의학용어로 재해석하면 아토피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치료법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비상식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A
: 의협이 ‘상식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제시한 ‘투명 인간이 되는 법’ 외에도 ‘태아를 여아에서 남아로 바꾸는 법’ 등 동의보감에는 극히 일부분의 미신적인 내용이 포함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의학으로 검증이 끝난 부분은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 그런 부분은 유연성 있게 넘어가면 될 일이다. 동의보감에 미신적인 내용만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만일 그랬다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Q : 한의학 국제화의 호재다?
A
: 한의학의 국제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용어 표준화 및 객관화다. 현재 아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도 한의학을 제도권 내 의학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사용되는 용어는 모두 제각각인 상황이다. 이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은 동의보감을 표준화 및 객관화의 기준으로 삼아 영어번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의보감의 영문판 발간을 계기로 한의학 용어가 정리되면 상이한 병명으로 인한 오해가 줄고 치료와 의견 교류가 원활해져 한의학뿐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상호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 한의계의 선전책에 불과하다?
A
: 오는 2013년은 동의보감 출간 400주년이다. 기념사업단은 최근 등재와 관련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2013년 개최 예정인 엑스포다. 이미 용역 발주를 통해 기본 계획은 수립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의학의 영어명칭도 고민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은 ‘오리엔탈 메디슨(Oriental Medicine)’과 ‘코리안 트레디셔널 메디슨(Korean Traditional Medicine)’이다. 중의학과의 관계도 고려해 심사숙고하고 있다. 한의계는 동의보감 400주년 기념사업을 범국가적인 사업으로 보고 있다. 비단 한의계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나원정기자 wonjeong@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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