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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명도 못 찾는 환자들 오세요"
[ 2009년 08월 05일 21시 41분 ]
흔치않은 질병을,더 흔치않은 방법으로 질병을 가려내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의사. 바로 국내에서 한 때 인기를 끌었던 미국드라마 ‘닥터 하우스’에서 그려내고 있는 그레고리 하우스 박사의 모습이다.
그리고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사진]
. 그 역시 드라마 속 하우스처럼 특이한 증상에 진단명조차 내리기 힘든 환자들의 증상을 파악하고 올바른 치료로 이끌고 있다.
“언젠가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몇 군 데 병원을 전전하며 위내시경, 복부 MRI 등 여러 검사를 했지만 뚜렷한 병명을 못 찾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 검사를 더 했더니 흉추종양이 발견되더군요. 이처럼 나중에 확인하고 보면 쉽지만, 그전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아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원 교수는 “환자들이 다양한 증상을 이야기하지만 딱 꼬집어 진단명을 내리기는 결코 쉬운 게 아니”라며 “이러한 환자들을 많이 접하면서 의사로서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특이증상 클리닉을 열고 진료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문을 연 경희대학교 특이증상클리닉은 올 2월부터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환자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여러 차례 병원을 돌아다녀봤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원 교수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의사로서 가장 기쁜 순간과 안타까운 순간이 교차한다고 할까요. 절박한 심정으로 저를 찾아오신 환자 분들의 질병을 파악해 그에 걸맞은 치료법을 찾으면 더없이 기쁘지만, 반대로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해도 답이 없을 땐 마음이 쓰라립니다.”
원 교수는 가정의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의사로서 질병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는 점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학계에 보고된 희귀질환들을 찾아내고, 또 자신이 직접 진료한 환자들의 사례를 모아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특이증상 진단 프로그램(Symptom Finder)’이다.
덕분에 환자들을 진단하는 데도 노하우가 쌓였다며 원 교수는 최근 진료한 사례 중 특이한 환자 하나를 짚었다.
누워있을 때만 허리 부근이 튕기듯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로 손쓰기가 여간해서 쉽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외래를 보고난 뒤 원 교수는 몇 시간에 걸쳐 논문을 검색한 결과 마침 그 환자의 질병에 관한 서술 1건을 외국 논문에서 찾아냈고, 환자의 상태도 호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원 교수는 “2년간 꾸준히 모아 온 자료가 벌써 600여 개에 달한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질병들이 너무 많아 배워야 할 게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꿈은 이제 막 출발선상에서 벗어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단다.
“제가 하는 일이 결코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사라면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두면 알 수 있는 것들이고, 성공적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만큼이나 실패할 확률도 크니 말이죠. 그래도 욕심이 생기는 건 의사로서 진단율을 높여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보겠다는 생각에 연구실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게 제가 할 일이죠.”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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