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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한번 진단으로 장애 판정 못내릴듯
[ 2009년 08월 06일 03시 25분 ]
그 동안 장애인 복지 정책의 기초가 되는 장애 유무와 정도에 대한 평가 방법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장애평가 기준이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대한의학회가 장애평가기준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년간 새로운 평가기준을 마련한 것. 특히 올해에는 유용성과 효과를 점검하면서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의적용사업 실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장애 유형에 따라 장애를 차별하는 기준에 있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해석이 들쭉날죽해 평가하는 사람이나 평가받는 사람 양측이 불편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추진하게 된 모의적용사업의 명칭은 '의학적 장애판정 기준 개선의 타당성 검증을 위한 모의적용사업'. 대한의학회 이경석(순천향의대) 정책이사는 최근 의학회 회보를 통해 "그 동안 사회적 배경이 다른 미국 등 외국의 평가 기준도 참조해 지금보다 객관적으로 과학적인 기준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를 표하고 있다.

대한의학회가 마련한 장애평가 기준은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를 위한 기본 도구인데 이경석 이사는 "전문가들이 오랜 세월 동안 연구해 마련한 기준임에도 정작 일선의 의사들이 이 기준을 알지 못하면 새로운 기준에 의한 장애평가는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한다.

그는 "장애 유무나 정도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으면 평가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장애평가를 하는 의사는 반드시 장애평가 요령과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의학지식은 물론 장애평가에 대한 별도의 학습과 실습이 필요하며 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장애평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장애평가 기준 모의적용사업은 현행 15개 유형에 따른 서식 적용을 인프라 개선 모의적용 사업과 함께 진행할 예정. 현행 15개 유형 이외에 기존의 대한의학회 기준에 따른 서식도 마련한다.

새로운 평가기준과 함께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가 바뀔 예정이다. 우선 직접 진료했던 주치의는 장애 등급을 판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이경석 이사는 "주치의는 진료 내용과 장애에 대한 소견을 자세히 적기만 할 뿐이고, 장애 등급은 장애 판정의가 그 소견과 새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의사 한 사람의 한 차례 진단만으로 장애등급을 결정하는 방식 대신, 치료와 진료를 맡은 의사와 장애 등급을 판정하는 의사를 구분해 자연스럽게 1차 검증을 거치도록 할 방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약 등급 판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2차 판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주치의사는 장애 유형에 따라 점검표를 작성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검사 소견 등을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이번 모의적용사업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장애평가 연구와 교육, 그리고 '장애평가 일원화'다.

단, 이경석 이사는 "장애평가가 간단히 쉽게 배울만큼 결코 만만하지 않아 우리나라 모든 의사들에게 이 지식을 갖추도록 강제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렇다고 이 분야를 따로 떼어서 전문가를 만든 다음 일부 자격을 갖춘 사람한테만 선택적으로 독점권을 주기도 어렵다"고 전제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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