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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병원들 "소비자원 조사 오류 투성"
[ 2009년 08월 09일 07시 55분 ]
[단독]“우리 병원 특실 입원비가 하루 700만원이라뇨?”

지난 7일 서울 B대학병원 관계자는 데일리메디 전화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B병원의 특실 입원비는 서울시내 최고가인 711만830원이고 1인실은 310만8300원이라고 하자 그는 “특실은 71만원, 1인실은 31만원대”라며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었다.

자료를 살펴본 그는 “단위 하나가 늘었다”며 “병원·수치별로 보험수가 적용여부도 다른데 도대체 출처가 어디냐”고 되물었다. 타병원의 입원비 끝자리가 어떤 것은 100원 이하 절삭됐고 어떤 것은 '832'(A병원)나 ‘644’(F병원)로 동일해 진위가 수상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하 소비자원)은 지난 6일 산하 기관인 T-gate(티게이트)를 통해 ‘서울시내 주요 병원 의료서비스 이용가격 비교’ 자료를 공개했다.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김경자 교수팀이 서울지역 11개 상급병원을 대상으로 해당 병원 홈페이지나 담당자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조사한 결과다.

병원별 진료비는 일반진료와 선택진료로 분류해 각각 초진과 재진을 구분했고 병실비는 병실당 하루, 본인부담금 기준으로 산정했다. 병실은 특실과 1인실부터 8인실, 호스피스실까지 모두 8가지로 나눴다.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표와 함께 병원·병실별 가격차를 꼬집는 등 설명도 곁들였지만 문제는 수치 대부분이 잘못된 기준으로 조사됐다는 것. 3차병원으로 의료법상 동일하게 책정된 C~F병원의 기본 진료비가 제각각인데다[표上] 본인부담금이 전체 비용의 20%인 6인실 입원비도 보험수가 적용 전후의 수치를 뒤섞어 기입했다[표下].

E병원 관계자는 “E병원 6인실 입원비로 표시된 4만8220~5만7870원에서 20%만 환자 부담금”이라며 “2차병원이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A병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A병원측은 공식적으로 “2차병원(A, B병원)을 3차병원과 비교한 것부터 이해가 안 간다”며 “있지도 않은 4인실이 포함된 데다 5인실 비용은 6인실, 6인실은 8인실에 기재돼 상대적으로 비싸 보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D병원 관계자도 “화장실 유무나 진료과별 격차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호스피스실 입원비가 1~4인 기준 26만1644~30만220원으로 매겨진 C병원에도 4인용 호스피스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료법상 상급병원은 병상의 50% 이상을 6인실로 채워야 한다”며 “일부 병원의 6인실 수치를 비워둔 것만 봐도 작성자가 의료계에 문외한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원은 데일리메디 취재로 병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이날(7일) 오후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비자원 T-gate 관계자는 “연초 사업 계획에 따라 가톨릭대측에 용역연구를 맡긴 것”이라며 “소비자 정보 생산 능력이 검증된 기관이라고 판단했는데 의료계 쪽이 특수한 분야라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조사요청 공문을 구체적으로 보내지 않은 우리측 잘못도 있으니 이번 사고의 후발조치는 내부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번 일의 책임자인 김경자 교수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서울지역 종합·대학병원을 모두 조사하려고 했지만 병원측의 무관심으로 협조적인 몇몇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학생과 주부 조사원이 접수대에 기재된 진료비를 베끼거나 원무과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듯하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기준이 잘못된 것이지 수치 전체가 틀린 것은 아니었다”며 “일주일 안에 정밀한 기준을 세워 보충조사를 마치고 자료를 재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병실비가 백만원대로 잘못 기재된 B병원에 대해서는 “실수”라고만 인정했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말 T-gate를 출범하며 “원과 소비자가 직접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식의 조사는 신뢰는 차치하고 불신만 증폭시킬 우려가 크다는 측면에서 향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나원정기자 wonjeong@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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