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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한의학계 VS 김남수씨(보류)
[ 2009년 08월 12일 03시 45분 ]
“사람마다 오장육부의 기운이 다른데 천편일률적으로 뜸을 놓는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대한침구학회 이재동 회장은 ‘무극보양뜸’에 대해 “좋은 약이나 치료법이라고 해도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될 수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MBC PD수첩은 11일 ‘뜸, 뜨거운 논란’편을 통해 지난 2월 발의된 뜸시술 자율화법 논란과 침뜸 치료로 유명한 김남수(95)씨 신화의 진실, 이에 대한 한의학계의 입장을 집중 조명했다.

방송은 우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침구사 김남수씨와 그가 창안한 무극보양뜸을 상세히 소개했다. 무극보양뜸은 중요 8개 경혈 12자리(여자 13자리)에 매일 뜸을 놓으면 효과를 본다는 골자의 뜸 시술법이다.

이 시술법으로 김남수씨는 ‘침뜸의 대가’ 혹은 허준의 호인 ‘구당(灸堂)’으로 불리며 1943년 남수 침술원 개원 이후 60여년간 침뜸 치료를 해왔다.

평소 “뜸은 부작용이 없고 시술이 간단해 누구나 뜰 수 있다”고 설파해온 그는 자율화법의 발의 과정에서도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의학계는 당시 “병의 진단 능력이 없는 사람이 뜸을 시술할 시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다”며 극렬히 반발했다. 김남수씨와 한의학계의 공식적인 첫 대면이었다.

지난해 김남수씨는 한 추석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뜸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유발했다. 하지만 직후인 10월 서울시로부터 45일간 침사 자격정지처분을 받았다. 침사 자격만을 소지해 뜸을 뜰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와 함께 방송에 출연해 뜸시술을 한 부부는 한 한의사 개원의 협회에 의해 고발당했다. 현행법상 타인에게 뜸을 두면 불법이라는 주장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부부끼리 시술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의학계도 묵인하는 편이지만 당시의 경우 방송에서 대중의 무분별한 의료 시술 위험성을 암시했다는 우려가 컸다”고 했다. 고발당한 부부는 김남수씨의 제자들로 구성된 ‘뜸사랑’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처분 이후 10개월간 침술원을 열지 않았던 김남수씨는 결국 지난 7월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미국 현지 의사들에게 침뜸을 가르치고 현지 환자도 치료하겠다”고 했다. 귀국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였다.

출국 전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김남수씨는 “그 사람들(한의사)이 고도의 기술을 배웠으면 환자들이 왜 나한테 몰리냐”며 “나는 옳은 일을 해왔다”고 했다.

한의학계에서도 “김남수씨의 60년 임상경험은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이재동 회장은 다만 “환자의 무분별한 뜸시술이 적절한 치료시기와 방법을 놓치게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동국대 한방병원 이승덕 교수는 “이제까지 화상, 낭창 등의 뜸시술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31사례에 달한다”며 “초기에 정확하게 처치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된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했다.

PD수첩에 따르면 디스크 환자가 뜸에 대한 상식도 없이 시술했다 진물과 통증으로 고통 받은 사례나 개에 물린 환자가 상처에 반복적으로 뜸을 떴다가 해당 부위에 궤양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일반인에 대한 뜸시술 자율화법은 올해 초를 기해 발의된 상황. 서울에서 뜸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한 한의사는 “아픈 부위와 증상에 따라 온침, 왕뜸, 직접구 등 시술법이 다양한데 법안 통과로 아무나 뜸시술을 해 부작용이 발생하면 뜸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한의학계 일각에서는 “자율화법은 4000여명의 뜸사랑 회원들이 시술할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라는 의혹마저 제기된 실정이다.

국내 한의사 수는 18000여명에 달해 포화상태라고 분석돼왔다. PD수첩은 한의학계로서는 자율화법에 대해 민감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경희대 침구학교실 김용석 교수는 “(침뜸의 효능이 있다면) 제도권 내에 전수하면 되는 것이지 새로운 제자를 양상할 필요가 있냐”고 했다. 한의학계의 심정을 한 마디로 대변하는 말이다.

향후 뜸시술 자율화법의 통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나원정기자 wonjeong@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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