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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약품 대중광고 득(得)과 실(失)
[ 2009년 08월 18일 21시 50분 ]
전문의약품(ETC) 대중매체 광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환자의 알권리'와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두 가지 시각에서 충돌한다. 정부나 학계 차원의 뚜렷한 연구가 없다 보니 전문가조차도 양날의 칼로 인식한다. 본지에 의견을 밝힌 전문가들도 정책 시행에 앞서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기획재정부는 ETC 대중광고 규제를 완화하면 환자 선택권 확대, 정보 비대칭성 해소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의료공급자인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의약품 오남용과 의사 처방권 침해,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을 우려한다. 보건의료계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다. 처방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더욱이 대한의사협회와 국·내외 제약업체, 약사회 등 보건의료를 망라하는 모든 단체가 반대했다. 비용부담이 커지고, 실익이 떨어질 것이란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사실상 미디어법 처리에 따른 광고시장 파이를 키우려는 물밑 작업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데일리메디는 뜨거운 논란을 예고하는 ETC 대중광고에 대해 보건의료정책 전문가 6인의 견해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반대 의견, "경제적 실효성 전무"
ETC 대중광고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비용만 증가할 뿐 소비자 편익이 전문하다는 견해다.
인제대학원대학교 문옥륜 교수(전 서울대)는 "현재 일반의약품도 기대했던 편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금 섣부른 감이 든다"며 "환자에게 편익이 돌아가려면 일반의약품(OTC) 정책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아직 OTC 슈퍼판매가 요원한 상황에서 과연 ETC 대중광고가 순서상 맞는 이야기냐"며 "앞으로 발생할 비용적인 문제도 충분히 논의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실익이 없고, 정책 자체가 모순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제주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이상이 교수는 "환자가 ETC를 선택할 수 없다. 선택권이 없는 소비자에게 무차별적으로 광고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경제논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획재정부조차 논리적으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국민 건강권 침해를 우려했다. ETC 광고를 규제한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기효 교수는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 굳이 전문가 영역인 ETC를 대중에게 광고해 얻는 이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광고로 발생하는 제반비용도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국민 건강권에도 득 보단 실이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을 밝힌 전문가들은 경제적 효율성에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방대한 ETC를 과연 광고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문제 삼았다. 광고로 인한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자본력을 갖춘 대규모 제약사 위주로 광고가 진행돼 환자에게는 제한된 정보만 전달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찬성 의견, "정보 공개는 당연"
ETC 대중광고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정보공개는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며,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한다.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는 "환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찬성한다. 소비자에게도 주권이 필요하다"며 "다만 광고가 시행되면 약제비가 줄어들 것이냐의 문제는 명확히 답하기 어렵다. 다만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제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해 환자 편익이 증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연구실장은 "정보 비대칭성이 생기면 공정성 원칙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 뚜렷한 흐림인 것 같다. 전문영역이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무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일부라도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환자가 의료진 콘퍼런스에 참여해 자신의 치료법을 확인할 수 있다. 건강한 소비자라면 본인 치료에 대한 정보를 일정 부문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환자 유인 같은 우려는 작은 부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두채 교수도 환자 편익성을 강조했다. 특히 오랜 기간 치료를 받는 만성질환자 등의 편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큰 틀에서 찬성한다. 어차피 ETC는 전문가 영역인 만큼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 만성질환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찬성 의견을 보인 전문가들은 ETC가 전문가 영역임은 분명하지만, 정보 제공은 거스를 수 없는 소비자 권리임을 수차례 언급했다. 거론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정보 제공과 연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였다.
"정부, 편익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환자 알권리라는 명분에는 동감하지만, 경제적 실효성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외국 사례에서도 명확한 해답을 찾기 어렵다. 의료선진국 중 미국과 영국은 허용하고 있지만, 독일과 일본은 금지하는 등 국가별로 정책방향이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해열제 등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OTC 대중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ETC 대중광고도 환자의 정보 갈증을 해소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다만 ETC는 환자 선택이 아닌 '의사 처방'이라는 특수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더욱의 당사자인 범의료계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정부는 환자 알권리가 경제적 비용을 뛰어넘는 편익이 있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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