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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침만 내려" 의료계 곳곳 불만
[ 2009년 08월 20일 21시 40분 ]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의료계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 희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일 정부와 언론에서 신종 플루와 관련한 대책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최일선에서 신종 플루 환자들과 마주봐야 하는 의료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A교수는 “신종 플루와 관련한 위험부담은 모두 의료진과 병원이 떠안아야하지만 정부의 발표를 보면 지침만 있을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이 지난 5월 신종 플루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되면서 일선 의료기관에 신종 플루 의심 환자를 분류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만들 것을 주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실제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들은 “질병관리본부가 초기에 내린 지침에 따라 이들이 다른 환자들과 섞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감염내과 의료진들을 주축으로 예진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료기관의 특성상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 공적 책임을 함께 나누겠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서울 소재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신종 플루 환자들이 언제 방문할지 몰라 주야간 상관없이 예진실을 운영하면서 이에 따른 진료 공백은 물론 각종 비용이 추가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없어 아쉽다 못해 씁쓸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신종 플루가 지난달 10일부터 지역사회로 널리 확산되면서 간단한 문진을 통해 의심환자를 선별해내던 때와 달리 지금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서 이러한 불만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A교수는 “만일 신종 플루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단순히 감기로 여기고 내원했을 경우 이를 걸러내기 쉽지 않다”며 “이 경우에 병원 내 입원환자들로 2차 감염 우려가 큰 만큼 병동을 비우고 접촉 의료진들 역시 당분간 진료에 나설 수 없어 의료기관이 떠안아야할 손실이 이마 저만이 아니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특히 최근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의 경우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발생, 이 병원의 경우 해당 의료진이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같은 사정은 개원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종 플루 검사는 물론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도록 최근 지침을 변경했으나 일선 개원가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이미 개원의들 대다수가 진료 중 감염이 우려스럽다거나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한 설문조사 발표된 가운데 이들은 “의사로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신종플루로 환자가 내원했을 경우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으로선 이렇다 할 답이 없어 보건소로 환자들을 보내야할 지 정부 발표대로 처방을 내려야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더군다나 의사이자 경영자인 개원의 입장에서는 신종 플루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신종플루에 감염될 경우 휴업을 해야만 한다는 점도 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한 전문의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이러한 일들이 터진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가 지침만 내릴 게 아니라 실제로 의사들이 진료를 보는 데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도록 신종 플루 진료시 수가문제나 진료공백시 지원책 등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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