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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연구 강화?" 부담 커지는 교수들
[ 2009년 08월 23일 21시 54분 ]
A병원 교수들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내용인 즉, "연구를 활성화 하라는" 것이다. 신약 개발, 그리고 의료·생명과학 분야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정부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임상의사들의 공격적인 연구 참여는 권고를 넘어서는 강력한 주문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국가 연구 개발에 대한 임상의사들의 참여를 확대하려고 하니 진료와 연구,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A병원 한 교수는 "시스템 자체는 진료만 하도록, 아니 진료에 '올인'하도록 해놓고 예컨대, 첨단의료복합 단지의 중심축이나 R&D 연구의 교두보 역할은 병원이 책임지라는 얘기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건강보험 수가는 정해져 있고 의료보험 통제 하에서 남는 시간을 쪼개 하는 연구가 과연 얼마나 전문적이며, 얼마나 깊이가 있을 수 있냐는 거다.
만약 A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독려키 위해 병원 전체의 1년 예산 5000억원 중 1%를 연구비로 책정한다고 가정하자. 50억원의 돈을 짜내려면 그만큼 병원 수입을 더 올려야 가능하다.
그는 "연구 전담 의사가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임상 의사들이 연구비 확보를 위해 얼마나 더 환자를 봐야한다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연구할 시간은 더더욱 부족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정부가 외치는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꼽는 '첨단의료복합단지'나 메디클러스터 육성에 대한 외침은 알맹이 없는 공염불이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연구 역량을 키울만큼 토양이 탄탄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그 동안 정립된 모델이 전무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교수는 "임상의사 중 일부는 연구에 관심이 있으나 성공적인 '히스토리'도 없고, 마땅한 역할 모델도 없으니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기에는 상당한 무리수가 따른다"고 주장했다.
체계적인 연구 경험이 부족한데다 임상의사는 병원 수입을 담당하기 때문에 '환자 보면서 돈을 버는' 것이 더 익숙하고, 혹은 더 편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상의사로서 연구 분야에서 '날고 기는' 사례가 이어져야 학생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 교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제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기 때문에 의과대학 학생은 물론, 젊은 의사들까지 연구에 참여할 생각도, 참여하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연구는 하고 싶은데 여건이 되지 않아서, 참여를 포기한다는 거다.
사실 예전에 비하면 의사와 같은 우수한 인력이 생명과학기술 연구 개발에 참여한다면 혁신적이고 이상적인 연구 결과가 계속해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녹록치 않다.
대학병원에 속해 있는 교수들은 진료 실적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진료가 연구보다 우선 순위에 있는 현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그는 "첨단의료복합단지나 메디클러스터 조성 등 외형적인 부분에만 집착할 것이 안니라 이를 움직일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육성하는데 많은 투자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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