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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직면 의사와 병·의원 위한 조언
[ 2009년 08월 21일 22시 10분 ]
질문 하나.
수혈을 담당한 인턴이 다른 환자 처치에 바빠 간호사에게 혈액봉지 교체를 부탁했는데, 간호사가 실수로 혈액형이 다른 혈액을 수혈하여 환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인턴, 간호사, 병원장(수련의 및 간호사의 고용주) 중 형사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또한 위 사건에서 누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질까?
“이 사건에서 형사상의 책임은 당연히 행위자처벌 원칙에 따라 간호사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인턴 또한 지도·감독 의무 소홀을 이유로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또한 병원장의 경우 이 사건에서 실제로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경희의료원이 21일 소화기내과 전문의이자 변호사인 이동필 의성법률사무소 대표
[사진]
를 초청해 ‘의료분쟁의 예방과 대책’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에서 이 대표는 “의료현장 곳곳에서 분쟁이 일어나지만 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대처가 미숙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분쟁 발생시 대처방안에 대해 소상히 소개했다.
먼저 이 대표는 의료사고와 의료과실 개념부터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법률적 용어로서 두 단어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의료사고는 말 그대로 진료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그 자체로 의료인의 과실 여부를 배제한 개념”이라며 “흔히 말하는 분쟁은 바로 의료사고가 의료인의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의료과실을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 준비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예측가능한 사고나 부작용에 대한 대비나 응급조치 장비는 갖추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충분한 사전 설명의무 이행 ▲병변관찰 및 추적관찰 등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이 대표는 “최소한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사고 발생 후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여부가 실제 법적 공방과정에서 많이 다투게 되는 부분인 만큼, 이 대표는 “진료기록부가 분쟁발생 시 진상규명과 의사의 진료가 정당하였음을 증명하는 거의 유일한 자료”라며 “진료기록부 작성시 누락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진을 예로 들 경우, ‘16:00 회진함. 환자 화장실에 걸어갔다가 병실로 들어오다 만남. 환자는 00부위 불편감 호소하여 청진, 촉진 결과 특이소견 없었음. 병실에 있던 환자 보호자 김00(환자의 부인), 이00(환자의 첫째 아들)이 환자의 상태와 예후에 대해 물어 검사결과 및 필름을 보여주고 ~ 내용으로 설명함.’ 등으로 자세히 기록할 필요가 있으며 수정 및 변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법원의 판례를 봐도 진료기록부 변조시 의사가 해당 사유를 합리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 판결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며 “수정 및 변조 과정에서 수정액 사용 대신 두 줄로 그어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의료분쟁은 일선 의료현장에서 언제나 발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대표는 “의료분쟁이 발생시 병원측의 대응방식이 중요하다”며 법적으로 선택 가능한 방법들을 조언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의료분쟁에 있어 ‘산전 검사상 이상 소견 없었지만 분만 과정에서 담당 의사의 과실(부주의)로 인하여 신생아 손상이 발생되었음을 진단합니다’식으로 과실을 인정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환자측이 과다한 액수를 합의금으로 청구한다면 법원을 통해 조정신청이 가능한 만큼 이를 이용하라고 이 대표는 권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흔히 환자측이 인터넷 등에 사실을 기재하는 등 명예훼손을 하는 경우가 잦다”며 “감정적 대응은 자제하되 증거 수집이 제일 중요한 만큼 인터넷 글을 캡처하는 등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진료기록여부 확인(사후 허위기록 금지), 각종 교과서, 논문 등 확보 ▲부검 활용(사인이 불분명하거나 의료진의 과실과 무관한 사망일 때) 등도 분쟁발생시 의료기관에서 챙겨야 할 사항들이다.
1시간 30여분에 걸친 강연을 마친 이 대표는 “의료분쟁은 의사와 병원, 환자 모두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며 “다만 불가항력적으로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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