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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스마트폰 이용 환자 심전도 관리
[ 2009년 08월 23일 21시 58분 ]
평소 사용하던 휴대폰으로 의사에게 심전도를 전송한다?

꿈같은 일은 아니다. 건국대학교병원(원장 백남선)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심장환자 원격진료시스템 HUS(Hygeian Ultimate System)는 3세대(3G) 스마트폰을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파형 정보를 병원 모니터에 즉각 띄우는 방식.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유-헬스케어(U-Health Care) 서비스 기업 (주)경원글로브와 함께 공동작업한 결과 지난 상반기부터 상용화됐다. HUS는 건강한 생활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여신 ‘히기에이아’에서 딴 이름. 애초 송 교수가 환자의 실질적 치료보다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시스템을 착안한 동기와도 다소 의미가 통한다.

유-헬스케어 관제실은 HUS 이용자의 심전도를 관리하고 호출에 응답하는 원격 통제실이다. 이곳은 현재 살아있는 4명의 히기에이아, 이가영, 신예지, 윤수진, 송민정 간호사에 의해 24시간 꾸려진다. 아침 7시부터 8시간씩 ‘데이(Day)’ 타임과 ‘이브닝(Evening)', ’나이트(Night)'가 교대로 운영된다. 데일리메디가 데이 타임 근무를 중심으로 그들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6:00 유-헬스케어 관제실 이가영 간호사의 분주한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 이 간호사의 담당은 데이 타임. 본래 6시30분 교대지만 동료들과 의논해 얼마 전부터 7시로 시간을 미뤘다. “밤근무도 피곤한데 아침 잠은 넉넉히 자야한다”는 게 네 간호사의 철칙이다. 6시30분. 이 간호사는 병원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7:00 나이트 당번과 간단한 인수인계를 마친 이 간호사가 HUS 모니터를 체크한다. 환자들이 출근 전 체크한 심전도(ECG·electrocardiogram) 그래프가 잇달아 화면에 표시된다. “이 시간이랑 오전 10시쯤 아침 드라마를 보면서 체크하는 (환자)분이 많아요. 한 번에 20~40분 사용하기 때문에 드라마 기승전결이 심전도로 웬만큼 보이죠.” 그래프를 분석하던 이 간호사가 웃으며 말했다.

10:30 두 차례 피크타임이 지나고 다소 한산해지자 신규가입 상담자가 관제실을 찾는다. 흉부외과 진료실의 입간판을 보고 방문한 경우다. 이 간호사가 상담자를 맞는다. “심장 기수술자나 협심증, 심부전 환자는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죠. 서비스는 크게 2가지입니다. 매일 체크하신 심전도를 분석했다 1주일에 한 번 상담하는 ‘저장 서비스’와 급작스러운 증세가 있을 때 병원에 연락하는 ‘호출 서비스’인데요….”

최근 서비스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며 가입자가 절반가량 줄었지만 충추 건대병원을 비롯해 상담자는 여전히 많다 설명이다. 재원·외래의 적절한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측이 직접 HUS를 권유하기도 한다고. 송 교수는 “서비스에 차등을 둬 현재 가격(5만5000~9만9000원)을 3만~5만원대로 낮추고 별도의 기기 비용 지원책이 마련되면 더욱 원활히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12:00 점심시간. 이 간호사는 “보통 11시 반에 지하 구내식당에서 재빨리 먹는다”고 했다. ‘자리비움’으로 설정하면 경원측이 관리해주지만 ‘혹시나’ 주치의(레지던트 2명)를 호출할 긴급 상황이 있을까해서다. 심장과 연관된 사안이니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이 간호사의 설명이다.

14:00 교대시간(2시 반)이 다가오자 이 간호사는 바삐 수화기를 든다. 사용이 뜸해진 환자에게 거는 전화다. 직접 가슴의 지정된 3곳에 심전도 단자를 대고 3세대 스마트폰에 연결해야 하는 탓에 하루 한 번의 사용도 거르는 환자들이 있다. 심장수술 이후 통증이 지속될 수 있는 12주 정도는 열심히 사용하다 귀찮아서 그만두는 경우다. 대개 연로한 환자들에게 (보험수가가 적용되지 않아) 적잖은 비용이 버려지는 꼴이라 노파심에 계속 병원측이 권고 전화를 하는 것이다.

14:30 이브닝 타임의 윤수진 간호사가 출근하자 인수인계가 시작된다. “이 환자는 오늘도 파형이 흔들려서 패치(단자)를 갈고 오후에 재확인해달라고 했어요. 빈맥 있는 분도 있어서 내일(금요일) 레지던트 선생님께 보고해야 돼요.”

증세가 나쁜 환자는 외래진료가 끝나는 3시 전에 주치의와 연결시키는 것이 원칙. 이날은 24일 트레드밀 검사 결과를 받는 한 환자가 입에 올랐다. 부종이 다소 있는 승모판 역류 환자로 통증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 며칠 동안 심박이 높았다. 윤 간호사는 “수술 후 아무는 통증이 그 정도로 큰 환자는 드물다”며 “주치의가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판단해 관제실에서 환자를 안심시키는 중”이라고 했다.

데이 타임, 그 후…
3시경 인수인계 파일에 사인을 마친 이 간호사는 퇴근길에 나선다. 그의 오른손에는 심장질환에 대한 전문서가 들려있다. 그에게 첫 직장이 이처럼 ‘특별’한데 임상경험이 아쉽지 않냐고 물었다. “데이는 하루를 길게 보낼 수 있고, 이브닝은 느긋하게 출근해 긴급 상황이 많지 않고, 나이트는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송 교수님이나 신제균 교수님이 틈틈이 흉부외과 지식도 가르쳐주시고 정기적인 세미나도 하죠. 병원이 아닌 집에서의 환자 상태를 관찰할 수도 있어요. 이만큼 좋은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 우문에 현답이다.

윤 간호사가 저녁 시간을 꼬박 도맡고 나면 밤 10시 반에는 신예지 간호사가 교대한다. 나이트 근무는 병원에서 야식과 아침 식사가 제공되지만 외로운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음악과 라디오를 벗삼으며 관제실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간다.

송 교수는 현행 HUS에 대해 “주목적인 환자의 불안감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수술 후 약간의 통증에도 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의 번거로움이 HUS를 통해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관장하는 의료정보팀 한상태 과장의 평가도 대동소이하다. 한 과장은 “HUS의 사례에 힘입어 당뇨병 등에도 유-헬스케어를 적용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했다. 관리업체(경원)와 ‘관제실(간호사)-레지던트-의사’의 소통구조도 이미 자리 잡은 상황. 건대병원 관제실이 보다 붐빌 날도 멀지않은 듯 하다.
나원정기자 wonjeong@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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