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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자 변호사로서 삶은 중도(中道)"
[ 2009년 08월 25일 21시 47분 ]
“이제는 의사가 아닌 변호사로 불러주는 게 더 편합니다.”

최근 연명치료 중단에서부터 의료분쟁 등 의료계의 굵직한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동필 변호사.[사진]

내과 전문의이자 변호사로서 의료계의 사건·사고를 지켜보는 그의 눈은 날카로운 시선과 더불어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의료계에 산적한 현안을 보면 남일 같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가 의사이기도 하고 아내 역시 소아과 의사로서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변호사로서 여러 의료관련 법적인 부분 등을 도와드리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은 여전합니다.”

부산대학교의대를 91년에 졸업한 이 변호사는 96년 같은 대학병원에서 소화기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경남의 한 교정시설에서 공중보건의사로 활동하면서 법조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의대시절부터 레지던트까지 각종 의료분쟁에 휩싸인 선·후배와 동기들을 바라보면서 의사들도 법에 대해 눈을 뜰 필요에 대해 느꼈다”며 “특히 공중보건의시절 교정시설에서 근무한 것이 변호사로서 인생의 전환점을 삼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실사회와 의료계 사이에 놓인 법적 테두리 앞에 고민하던 젊은 한 의사가 십 수 년을 고생하며 쌓아 올려온 의학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 결정적 순간인 셈이다.

“대학시절 만난 같은 과 동기와 결혼해 이미 가정을 꾸려 아이도 있던 가장으로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한 끝에 가족의 동의를 얻어 결국 법조계의 발을 딛기로 결심하고 99년 제대하자마자 바로 신림동 고시생활을 시작했죠.”

고단한 고시생활 3년만에 2002년 제44회 사법고시를 통과한 이 변호사는 “마침 시험문제가 평이했다”며 애써 “운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그의 고민과 노력이 남달랐음은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이 변호사는 “주위에서 그동안 공부한게 아깝지 않냐며 만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픈 마음을 끝내 저버릴수 없었다”며 “지금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웃음을 지었다.

덕분에 그가 겪고 있는 딜레마는 남다르다.

“사실 의성법률사무소를 차리면서 전문적으로 의료관련 법적 도움을 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고생길이 시작됐습니다. 남들은 의사와 변호사 두 가지 전문영역을 모두 거머쥐었다고 부러워할지 모르지만, 이 두 가지 길에서 스스로 중도를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죠.”

각종 의료관련 법적 문제들을 의사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이 변호사는 의료분쟁과 같이 의사와 환자 사이에 대립이 첨예한 사건이 가장 곤혹스럽다고 한다.

“의사로서 환자들의 사건을 수임하다보면 어떤 문제들은 의료진들이 과실이 상당 부분 인정되더라도 진료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 탓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들임을 알기에 쉽사리 환자들에게 소송을 하라고 말하기 어렵죠. 개업한 변호사로서 수임사건을 제 발로 차버리는 격일까요.”

이와는 반대로 의료분쟁을 겪고 있는 의사들이 청해 온 법률상담도 마찬가지이다.

이 변호사는 “진료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추려는 경향을 가진 의사들도 일부 있다”며 “이들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겪을 동료 의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가슴을 내리쳤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사건을 진행해 나가야하지만 자신이 의사로서 처음에 품었던 마음을 저버릴 수도,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의 행태에 전체 의사의 위신을 깎아먹는 일들을 도저히 지켜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 변호사는 앞으로의 꿈을 이야기하며 의료전문 종합 법률회사를 꿈꾸고 있다고 전한다.

“아직은 국내에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법률전문가가 7명에 불과합니다. 의사와 환자의 입장 모두를 이해할 만한 전문가들이 적은 편인 셈이죠. 저의 꿈은 단순하고 직관적입니다. 모두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의료분야 전문가로서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회사로 의성법률사무소로 키워내는 것 말입니다. 지금은 변호사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그래도 전 의사이니깐요.”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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