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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지시 거부 환자, 의료진에 책임 없다"
[ 2009년 08월 30일 04시 46분 ]
환자가 의사의 진료상 지시를 따르지 않아 치료에 문제가 생겼다면, 의료진에게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7부(재판장 곽종훈)은 쌍태아를 임신한 고령의 임신부로서 극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내원해 치료를 받다가 제왕절개술을 했지만 두 아이를 잃은 한모씨가 의료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질병치료를 위해 의료인은 자신이 가진 모든 의료지식과 의료기술을 동원해 환자를 진료할 의무가 있고, 환자측은 의사에게 자기의 질병, 증세, 병력, 체질 등을 숨김없이 알리는 고지의무와 의사 의견을 존중해 정밀검사의 실시, 약제 복용 등의 지시에 충실히 따라야 하는 협력의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환자측이 고지의무와 협력의무를 위반해 질병치료라는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의료인이 진료의무를 태만히 했다거나 진료과정상 부주의로 인한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외 원고측이 주장한 폐부종 진단 지연과 제왕절개술 지연 등 과실 유무에 대해서도 모두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결혼 전 10년간 간호사로 근무한 바 있는 원고 한모씨는 4회의 유산을 반복하다가 2004년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으로 임신을 하고 피고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왔다.

임신 29주째인 그해 11월 한씨는 호흡곤란과 기침, 콧물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내과의사는 한씨를 저산소증으로 추정 진단하고 흉부 방사선촬영을 처방했으나 한씨는 임신부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원고 한씨는 이후에도 벤튜리마스크와 분만실 입원 등 의료진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거부하다 심정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피고병원 의료진은 한씨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응급제왕절개술을 시행해 사망한 남아와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을 보이는 여아를 출산했으나 추후 사망했다.

원고측은 “피고병원 의료진의 폐부종 진단 지연과 제왕절개술 지연 등으로 한씨의 심정지 이후 제왕절개술로 출산한 아이들이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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