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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병원 '진료비 정액제' 속앓이
[ 2009년 09월 01일 03시 11분 ]
우후죽순 설립,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노인요양병원들이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병원비 정액제’가 의료의 질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른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만이 요양병원계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31일 의료계 및 환자들에 따르면 서울·경기지역 일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월 100만원 안팎의 일정액을 지불하면 간병에서 입원 치료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또 이들 상품 외에 1년, 3년, 5년 단위로 미리 병원비를 완납할 경우 일정액을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등장,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정액제를 이용할 땐 단기적으로 저렴해 보이나 1년 이상 장기 환자들에게는 요양병원만 살찌우는 편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이 지불한 금액 이하로 철저하게 치료 및 약 처방을 하기 때문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인근 A요양병원의 경우 중풍 환자의 ‘병원비 정액제’는 월 100만원이다. 이중 간병인 급여 60만원을 제외한 40만원이 월 입원 치료비다. 이 금액으로는 절대 중증 환자의 약값과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곳에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들은 "요양병원의 특성상 중풍, 치매, 당뇨 등 장기 입원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특정 달에 치료비가 많이 나왔다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질을 낮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전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이미 3년간의 병원비를 완납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 위치한 B병원에 입원중인 환자 및 보호자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원하는 본인부담금상환제에서도 정액제 병원비를 내는 환자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는 연간 의료보험 혜택 총액을 저소득층 50%(200만원), 중산층 30%(300만원), 상위층 20%(400만원)로 구분, 책정해 이 금액 이상의 병원 치료비가 발생하면 해당 금액을 되돌려 받는다.
하지만 정액제 환자들의 경우 병원이 MRA, 특진 등 비의료보험 항목으로 진료하기 일쑤여서 이같은 상환금이 일반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주장이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은 "요양병원의 폭발적 증가가 결국 전문인력 채용기피와 함께 서비스 질을 낮추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출혈경쟁으로 인한 국민인식이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정 병상수를 설정해 재정의 효율적 운용과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4년 115개소, 1만4000병상이었던 요양병원이 2009년 7월 현재 737개소, 8만5000병상으로 불과 5년 만에 병원수 대비 641%, 병상수 대비 610%나 증가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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