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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대토론회서 나온 답(答)?
[ 2009년 08월 31일 22시 15분 ]
총 소요시간 4시간 40분. 토론자 10명, 청중 500여명. 31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 의료계의 고질적 병폐인 ‘리베이트’ 척결을 위해 열린 대토론회는 주제의 예민성과 사회적 관심을 대변하듯 장대한 규모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개최 전부터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동안 ‘리베이트’라는 주제를 놓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논의와 척결 노력들이 이어졌지만 주체인 의료계, 병원계, 제약계는 물론 관리 감독기관인 공정위, 복지부 나아가 법조계와 시민단체까지 전 직역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 때문에 ‘끝장 토론’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토론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더욱이 주최측은 단발성 토론회가 아닌 릴레이 토론을 통한 해결책 마련을 선언, 전 직역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귀결점을 찾아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의사, 학자, 제약인, 공무원의 대회동. 그 자체만으로도 적잖은 의미를 갖는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데일리메디가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의사(醫師)의 의사(意思)와는 무관한 리베이트

이번 토론회의 키워드는 단연 ‘실거래가 상환제’였다.

주제발표자는 물론 토론자들도 리베이트의 근본적 원인으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따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리베이트’란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의료계와 병원계의 경우 정부의 ‘실거래가 상환제’가 리베이트를 조장하고 있다며 약가정책의 전면적 개혁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조남현 정책이사는 “배고픈 고양이 앞에 생선을 놓고 먹으면 처벌하겠다는 형국이 작금의 상황”이라며 “현 의료현실은 리베이트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의약분업 이전에는 리베이트 논란이 없었다”며 “실거래가 상환제 도입 이후 약제비 상승과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졌다”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이 송 정책위원장은 “실거래가 상환제는 약가 관치행정의 표본”이라며 “약가거래에 시장논리를 도입해야 리베이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송 위원장은 이와 함께 “약가제도 개혁에 따른 절감 비용은 원가보전도 안되는 건강보험 수가에 지원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제도 아닌 의사들이 문제

리베이트 원인을 약가정책에서 찾는 의료계와는 달리 제약계는 의사들의 태도가 문제라며 맞받아 쳤다.

한국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약가정책에 대한 시장성 논의는 의미가 없다”며 의료계의 시장논리 도입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이어 “리베이트 문제를 접근하는 의료계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리베이트 보다 의료전달체계 붕괴에 따른 건보재정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국적의약산업협회 이규황 부회장은 직접적으로 실거래가 상환제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세부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리베이트는 약가정책이 아닌 정보의 비대칭성과 대리인 문제에 기인한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제약사들의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김&장 노경식 변호사는 정당한 마케팅 활동까지 리베이트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약가정책 개혁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약가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제약계 현실을 감안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거래가 상환제, 문제 분명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로 現 약가정책에 대한 복지부의 정책 실패 시인이었다.

토론자로 나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임종규 국장은 “현 의약품 거래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종규 국장은 실거래가 상환제가 리베이트를 조장하고 있다는 의료계의 주장을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는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의료기관의 부당이익을 차단하고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실거래가 상환제가 오히려 리베이트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약품 거래와 가격제도의 모순으로 리베이트가 만연화 되고 있다”며 “국민을 위해 약가제도를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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