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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네병원에서 타미플루 처방받기 어렵나?
[ 2009년 09월 01일 09시 46분 ]
서초구에 사는 주부 김모(37)씨는 얼마 전 7살 난 딸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기침을 해 혹시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싶어 급히 동네 소아과로 달려갔다. 하지만 해당 소아과 의사는 아이를 면밀히 진찰해 보더니 약을 줄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김씨는 얼마 전 수정, 발표된 정부 대응 방침에서 신종플루와 유사한 증세만 나타내도 무조건 타미플루를 먼저 처방할 수 있도록 바뀐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며 의사에게 따졌다.

하지만 의사는 끝내 의견을 바꾸지 않았다. 화가 난 김씨는 신종플루 확인 검사를 하기를 원했지만 검사 가격에 또 한 번 놀랐다. 언론에서 언급했던 6만~12만원 대가 아닌, 20만원이 훌쩍 뛰어 넘는 가격대였기 때문이었다. 또 검사 일수도 5~8일로, 기존에 알고 있었던 1~3일보다 훨씬 길었다. 화가 난 김씨는 항의했지만 병원에서는 자신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진료를 했으며, 빠르고 싼 검사를 받아보려면 거점병원으로 가보라는 말만 했다.

최근 들어 김씨와 같은 일을 겪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개원가에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이 한다. 하지만 개원가의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이며, 오히려 국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 의료행태에 가깝다.

일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동네병원에서는 신종플루를 진단(확진)할 수 있는 검사 기구를 갖추고 있는 곳이 전혀 없다. 보통 신종플루 검사 기구는 ‘실시간 종합효소 연쇄 반응법(Real Time RT-PCR)’, ‘역전사 종합효소연쇄반응법(Conventional RT-PCR), ’다중 역전사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RT-PCR) 중 어떤 것을 쓰느냐에 따라 3가지로 나뉘는데, 종합병원 중에서도 일부병원 (전국 35개 병원)에서만 이 기구 중 1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개원가에서는 검사를 하려면 환자를 거점 병원 또는 종합병원으로 보내거나, 아니면 환자의 호흡기관의 점액을 채취해 수탁기관(검사만 해 주는 사설 기관)으로 보낸다. 양성 확진 전까지는 대부분 비보험으로 처리되고, 또 중간에 수탁 기관이 개입돼 있기 때문에 일반 거점, 또는 종합병원에서 검사받는 것보다 약 7만~10만원 정도가 더 비싸다. 시간도 5~7일 더 걸린다. 단, 검사결과가 양성임이 확실하게 정해지면 보험적용을 받아 다시 차액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또 김씨의 아이와 같이 아직까지도 여전히 타미플루를 쉽게 처방받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손용규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공보이사는 “우리 소아과 병원만 해도 하루 약 200~250명의 소아환자들이 온다. 이맘때 쯤이면 소아환자 중 열에 아홉은 고열, 호흡기장애, 근육통 등을 호소한다. 모두 신종플루와 거의 유사한 증세”라고 말했다.

이 아이들 부모가 모두 타미플루 처방을 요구하는데, 서초구 거점 약국의 한 곳당 하루 보유량만 60여개 정도이다. 우리 병원 한 곳만 이런 식으로 타미플루를 처방해 버리더라도 하루면 타미플루 보유량이 동이 나 버린다는 것이 진 원장의 설명이다. 그렇게 되면 정작 타미플루를 처방받아야 할 환자들이 못 받게 되고, 또 보건당국으로부터 조사와 견제, 이웃의 병원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매우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제도적, 시스템적인 이유들 때문에 동네병원에서는 신종플루에 대한 약을 받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 중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신종플루가 의심 되면 바로 거점 병원으로 가는 편이 더 낫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거점 병원에서는 약국을 거치지 않고 바로 타미플루를 공급해 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동네병원보다 약을 받기가 조금 더 쉽다. 또한 검사도 비교적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에(단, 사람들이 너무 한꺼번에 밀려있는 경우는 제외) 하루나 이틀 정도 후면 신종플루 양성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엄중식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신종플루가 심하게 의심되는 사람은 검사를 하는 동시에 타미플루를 처방 받아 하루 한알 씩 먹되, 1~3일 후 정확한 검사결과가 나올 때 까지 격리되어 있은 후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치료를 받고, 음성이면 즉시 약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검사결과가 빨리 나오는 경우이고, 건강한 사람이면 타미플루를 미리 먹지 않고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타미플루는 한 사람당 단 1회만 처방만 받을 수 있으므로 나중을 대비해 약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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