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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三多) 제주도가 품은 '백혈병 대부'
[ 2009년 09월 01일 21시 57분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김춘추 교수(혈액내과)가 없는 한국 백혈병 역사를 생각할 수 있을까. 한국 백혈병은 '김춘추로 시작해서 김춘추로 끝난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가 남긴 업적은 열거하기 어렵다.

지난 1983년 국내 최초로 동종조혈모세피이식에 성공한 이래 연간 250여 건 이상의 이식을 시행했다. 백혈병을 '살 수 있는 질환'으로 만든 것이 김 교수다.

그의 활약상은 수술실적과 같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이다. 환자로 인해 환희하고 절망한 굴곡진 삶은 김 교수의 주름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임상실험으로 희생된 도사견 100여 마리를 위로하며 연구실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던 젊은 의사가 이제는 백발의 노구가 돼 정든 진료실을 떠났다.

김춘추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학술대회에서 가톨릭 진료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자신의 진료철학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김 교수는 "가톨릭 정신은 꾸준히 이어져야 하며, 환자와 관계를 가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자를 위한 전인치료와 함께 평생주치의로서 의사의 마음가짐을 재차 강조했다. 환자와 함께하는 진료, 공부하는 의사가 바로 그의 생각이다.

작은 체구에 커다란 안경을 쓰고 백혈병만큼은 "독재자가 되고 싶다"던 노구의 의사가 새로운 터전으로 삼은 곳은 제주도다.

의과대학 시절 문학도에 가까웠고 시인을 흠모하는 김 교수의 선택에 "그답다"는 말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이달부터 제주한라병원 조혈모 세포이식(골수이식)센터에서 새로운 진료 인생을 열어간다.

병원에 따르면 김 교수는 일상적인 진료를 맡고, 향후 센터 운영에 관여할 예정이다. 백혈병 불모지인 제주도에 김춘추 바람이 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명의 모시기에 공을 들인 병원은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 중이다. 65세의 백발 의사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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