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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탓? 후배들에 밀리는 중년 간호사
[ 2009년 09월 04일 21시 50분 ]
재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유휴 간호사들이 늘고 있지만 젊은 연령대를 선호하는 병원의 인사풍토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현직 간호사의 평균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경력 단절 간호사를 채용하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 한상애 사무처장은 3일 “명문 간호대학을 나와 대형병원에서 수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간호사도 나이가 걸려 취업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며 유휴 간호사의 재취업 지원 과정에서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로 Y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빅5급 병원 수술실에서 8년을 근무한 경력을 가진 간호사 A씨는 최근 재취업을 결심, 몇 군데 병원에서 면접을 봤지만 번번이 불합격 통보를 받아야 했다. 이유는 40대 후반에 접어든 A씨의 나이 때문.

A씨와 마찬가지로 다년간의 간호사 경력을 보유한 B씨(50)는 간호사 재취업의 높은 턱을 깨닫고 지역 인근에서 학습지교사로 일하고 있다.

한 사무처장은 “아무래도 기존 간호사와의 서열 문제 등으로 병원 쪽에서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심지어 강남 일대의 몇몇 병원에서는 ‘나이 많은 간호사는 환자들이 싫어해서 안 뽑는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해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재취업 프로그램 186명 중 92명 취업 '절반의 성공'

서울시간호사회에서 여성부·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3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유휴 간호사 재취업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은 총 186명.

이 중 취업자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92명으로 절반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대다수는 중소병원 또는 요양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유휴 간호사의 재취업을 돕는 최은성 상담사는 “본인이 근무 조건 등이 맞지 않아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병원장의 마인드에 따라 다르지만 유명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은 채용을 꺼리는 풍토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취업에 성공해 사회생활을 재개한 간호사들의 만족감은 상당한 편이다.

과거 종합병원, 산부인과, 해외 간호업무 등을 두루 거치고 결혼 후 19년 만에 요양원에서 일을 재개한 박경표(51)씨는 “가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자아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간호일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며 “바뀐 전산 업무를 익히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현장에 돌아오니 삶의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상애 사무처장은 “이제는 인력 효율적인 면에서 35세 미만 간호사만 뽑는다는 사고방식은 탈피해야 한다”며 “중년 간호사들은 급여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일 자체에서 보람을 느끼며, 실제 진료현장에서 환자와의 마찰도 적다”고 강조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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