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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명의(名醫) 갈증 공공병원
[ 2009년 09월 04일 21시 56분 ]
공공병원의 영원한 숙제이자 화두는 '공공성'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 잡기다. 취약계층을 돌보다보면 재정 적자로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 쉽지 않고, 효율성을 강조하면 의료비 상승에 저소득층이 걸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공공병원의 미래를 놓고 혹자는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자력갱생하라는 말이다. 상반되지만 "취약계층을 위해선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정부 역할론은 시민단체 등에서 늘 요구하는 대목이다.

무한경쟁 시대. 의료계 내부적으로 개개의 병원은 시류에 뒤처지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공공병원도 예외일 수만은 없다. 투자 만큼 수익이 올라간다고 하면, 투자하지 않으면 수익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산하 병원에 보조하고 있는 보조금은 그 병원 매년 적자폭 정도로 보라매병원과 서울의료원은 각 100억원 안팎이다. 동부시립병원과 북부노인병원은 각 50억원 정도다.

의료기관 수준을 좌우하고 있는 요소는 많겠지만 무엇보다 의료 인력의 질 담보가 핵심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때문에 많은 공공병원은 수준 높은 의료진 확보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

일례로 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고 있어 의료진들이 대부분 서울의대 교수로 수준이 상당부분 높다는 평가다. 의료의 질도 민간병원 못지않다는 평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공병원은 의료 질을 높이고자 일명 '명의(名醫)'를 영입하려고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일반적으로 공공병원 의사 급여는 기본급과 진료성과급 등 보통 7000만원~1억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이른바 명의를 영입하려면 봉급 수준을 맞추기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4일자 일간지에는 서울대 교수직을 마다하는 학자가 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병원계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시대가 바뀌어 명예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려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고 풀이했는데, 결국엔 다른 이유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은 연봉, 봉급 수준의 문제로 귀결된다. ‘공공병원도 그 봉급 수준으로는 안 간다’는 이치와 비슷하다.

그렇다고 무한정 올릴 수도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립병원은 임금관계 때문에 의료 수준의 질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며 “유명의사를 데리고 오면 의료의 질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간병원은 수익금에 따라 의사들에게 성과급 지급이 비교적 자유롭다. 기본급은 정해져 있더라도 성과금으로 의사들의 사기 진작, 동기 부여, 평가에 대한 보상을 비교적 차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공병원은 그렇지가 못하다. 각 병원 운영 방침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성과금이 기본급과 마찬가지로 예산 편성에 포함돼 있어 규모가 한정적이다. 무한정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

이렇다보니 의사에게 지급되는 봉급 또한 한정적이고, 공공병원이다 보니 금액이 민간병원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봉사와 희생정신이 투철하지 않은 이상 공공병원으로 굳이 갈 이유가 크게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병원에서 유명한 의사를 영입하는 문제를 놓고 검토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사가 쉽지 않다”며 “봉사정신 있고, 나이 있으신 분이 오면 그 이상 좋을 것이 없을 텐데 아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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