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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천문학적 벌금 화이자와 리베이트(보완)
[ 2009년 09월 07일 21시 40분 ]
리베이트 근절법이 시행된 지 한 달.

제약업계는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며 자정결의를 선언하고 상호감시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어떻게든 소나기만은 피해가자”며 정부의 ‘시범케이스’만은 되지 않도록 숨죽이고 있다.

상황이 이쯤에 이르면, 합법적인 판촉활동과 리베이트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리베이트 문제가 업계에서 쉽사리 사라지기란 어려울 게 자명하다.

때문에 최근 미국에서 화이자가 리베이트 문제로 23억 달러라는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리베이트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

화이자의 이번 사건은 지난 2003년 한 내부고발자에 의해 시작됐다. 화이자에서 1992년부터 영업담당으로 근무했던 존 코프친스키씨는 회사가 관절염 치료제 ‘벡스트라’를 승인받지 않은 혈압강하제로 의사들이 처방하도록 로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 외에도 또 다른 5명의 내부고발자가 추가로 등장해 비아그라, 리피토, 졸로프트 등 13종의 약품들을 판매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불법 판촉 행위 사실을 외부에 알린 결과, 6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화이자는 백기를 내 걸었다.

이로 인해 화이자는 앞으로 5년간 불법 판촉 행위와 관련해 집중 감시 대상이 됐으며, 미국 정부 역시 이러한 행위를 뿌리를 뽑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의 사정은 어떨까. 국내 역시 이와 비슷하게 익명으로 제보된 내부고발자의 손에 의해 리베이트 근절법의 불씨가 지펴졌지만, 화이자 사건으로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얻은 미국의 내부고발자들과 달리 정작 이들에 대한 보호 장치는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일부 제약사의 경우 내부고발자를 찾겠다며 눈에 불을 키고 있는 상황에서 리베이트 근절 약속은 그야말로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미국처럼, 또는 국내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변화들을 제약업계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중부발전이 부정부패 방지와 청렴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고발자에 대한 보상금을 최고 20억원까지 지급하도록 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이를 구체화시켜 성과를 얻어낸 곳도 있다. 내부고발 제도를 도입한 KT는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임직원 147명을 최근 검찰에 고발해 깨끗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명성을 얻어내기도 했다.

물론 속사정이야 들여다보면 제네릭 위주의 출혈경쟁에 놓인 국내 제약업계로선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달리 해보면 어떨까.

실타래 마냥 꼬일 대로 꼬인 리베이트에 대한 해법은 의외로 단순한데 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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