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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출신 이동익 가톨릭 의료원장의 숙제
[ 2009년 09월 09일 21시 37분 ]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이 강조한 윤리경영이 향후 어떠한 성과를 낼지 병원계와 의료원 내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원 산하 8개 부속병원과 5500여 병상에 달하는 거대 의료조직을 이끌어갈 신임 선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의료원이 전사적으로 물량을 쏟아부은 서울성모병원의 성공적인 정착과 의료계 내부적인 위상 강화도 그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한 때 국내 3대 병원으로 불리며 높은 주가를 구가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야 할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의료원은 기업 마인드로 무장한 초대형 병원들이 등장하면서 위상 하락을 실감해야 했다.

이 의료원장은 전임 신부들과 달리 생명윤리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학자 출신이어서, 현재 경영능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줄곧 연구와 강의에 몰두해온 대학교수로서 관련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료원장은 이 점을 인지한 듯 "경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윤리경영을 통한 가톨릭 이념을 실현하겠다"며 "18년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의료원이 윤리에 충실한 의료기관이 되겠구나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경영자 입장에서 자칫 손해로 작용할 수 있는 학자 이미지를 탈피하기보단 정면승부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그는 간담회에서 수차례 윤리경영을 언급했고, 민간기업의 성공사례를 그 이유로 들었다. 양심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면 고객이 신뢰하고 자연스럽게 수익이 올라간다는 기본론에 입각한 발언이었다.

의료원의 비전에 대해서도 "3년 전 선포한 것을 충실히 실천하고 완성하도록 노력하겠다. 첨단의료는 시설과 시스템이 작동해 질병으로부터 고통받는 환자에게 치유의 기쁨과 해방을 주느냐의 관점이 중요하다"며 변화보단 일관성을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개원 이후 고급화를 지향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이러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건물 내 자선치료병원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싶다"며 봉사와 윤리성을 부각시켰다. 생명윤리 전문가로서 그 철학을 의료원 경영에 직접 투영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또 다른 측면에선 대기업 출신 임원을 경영전략실장으로 영입해 경영능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신부로서는 처음으로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경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풀어야 할 숙제들

이동익 의료원장은 전임 신부들보다 월등한 하드웨어를 갖춘 의료원을 경영하게 됐지만, 그에 비례해 고민도 많아졌다.

먼저 국내 백혈병의 상징으로 얼마 전까지 모병원 역할을 해온 성모병원(여의도) 진료 활성화가 그의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BMT 의료진이 빠진 성모병원은 전보다 환자 수와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했다.

BMT는 성모병원의 대표주자로서 다른 진료과에 환자를 의뢰하는 등 수익성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여기에 병상 축소 등이 이어지면서 내부 조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이 의료원장은 성모병원 해법과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취임하기 전에 여의도에 관한 결정을 요청받았다. 현재 여의도의 현실은 우리 전체의 아픔"이라며 "자신 있게 말한다면 여의도 교직원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당일 불거진 인천성모병원과 의료원의 관계 설정 문제도 만만찮은 사안이다. 이 의료원장은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천에서도 검토할 것으로 본다. 성공하도록 열심히 도와야 하며 아픔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전임 남궁성은 의무부총장 겸 의무원장 퇴임 이후 2개로 갈려져 내부적인 관심이 컸던 보직자 서열에 대해선 이 의료원장이 직접 교통정리를 했다는 후문이다.

외과 활성화 문제도 주목된다. 현재 일부 교수진 사이에서는 외과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인근 대형병원들이 외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위상을 재정립하는 상황에서, 대표 진료과를 크게 부각시키지 못하면 메이저병원으로서 위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병원 이미지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본지가 올해 상반기 3개 의료경영컨설팅업체와 경영분석을 진행한 결과, 성모 브랜드는 지역 내에서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삼성과 아산이 대기업과 첨단 이미지를, 서울대가 최고 교육기관으로써 상당한 헤게모니를 가진 것에 비해 장점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백혈병은 최고 수준이지만 수익성이 약하고, 대형병원의 꽃인 외과 분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리경영을 화두로 내세운 이동익 신임 의료원장이 학자 이미지를 넘어 의료원의 경쟁력 강화에 두각을 나타낼지 내부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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