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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현장서 보는 연명치료 가이드라인
[ 2009년 09월 15일 22시 00분 ]
진료현장의 의사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마련한 ‘연명치료 관련 지침’에 대한 보완사항 및 문제점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15일 서초동 변호사회관 지하1층에서 연명치료 중지 관련 입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의료계가 마련한 ‘의료인의 행위 범위 및 기준’을 제시하는 지침(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허대석 교수는 “연명치료와 관련된 지침은 진료 현장에서 수용 가능하고 법적·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병원 종양내과에서 암환자를 직접 보고 있는 내 상황에서 보이는 문제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협회 등이 제안한 지침에는 예측 가능한 생존기간을 전제로 질환상태를 정의하고 있지만 연명장치의 발전으로 생존기간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예측 가능한 생존기간을 질병상태의 판단 근거로 사용하는 불확실성의 문제로 인해 논란이 우려된다는 것.

또한 지침에서 구분한 ‘말기’는 수 개월 이내에 죽음을 예측할 수 있는 상태며, ‘임종환자’는 수 일 또는 수 주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로 한정했다. 하지만 연세대학교병원의 김할머니의 경우 짧은 시간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로 대법원 판결의 근거를 정했으나 결과는 잘못된 예측이었다.

허 교수는 말기 환자와 지속적 식물상태에 대한 동일한 규정 적용으로 혼선을 빚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말기 환자는 비교적 의학적으로 표준화할 수 있는 상태이나 지속적 식물상태는 매우 다양한 질환상태를 내포하고 있다. 두 질환 상태의 연명치료에 대해 동일한 규정 적용은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의사결정 능력이 없으며 특수 연명치료를 적용해야 할 환자(3수준)과 임종환자(4수준) 구분의 모호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수연명치료가 필요한 말기환자는 이미 임종 과정에 접어든 상태로 말기환자에서 3수준과 4수준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에서 3수준과 4수준간의 모호성의 예로 김할머니에 대해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로 판정했으나 실제 2수준으로 판명됐다.

이 외에도 연명장치의 보류와 중단 역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지 여부에 대해 명시적 언급이 없고 ‘중지’라고만 표현하고 있는 점, 경제적 동인이 연명치료중지 의사결정에 고려될 수 있다는 표현 등도 간과할 수 없다.

한국 문화적 특성상 이 부분에 대한 명시적 표현이 없으면 규정의 현장 적용에 혼선이 우려되고 있고 윤리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3수준에 있어 이미 지출했거나 앞으로 지출할 비용, 가족들의 경제적 지출을 포함한 생활에서 입을 희생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허 교수는 “말기 환자와 지속적 식물상태 등 대상 환자의 정의를 분명히 하고, 법적-윤리적 쟁점이 적은 순서로 상황을 구분한 뒤 각 수준별로 어느 정도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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