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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병원 찾은 탈북자들의 오해
[ 2009년 09월 18일 03시 05분 ]
국립의료원에 북한이탈주민(이하 새터민)을 위한 진료센터가 둥지를 튼 지도 어느덧 3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의료진과 새터민 간 의사소통이 잘 안돼 생긴 오해로 충돌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립의료원 의사들도 새터민 환자 진료에 경험이 쌓여 능숙해졌고, 새터민 환자들도 ‘국립의료원 만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고 말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까지 새터민들은 다른 남한병원 이용시 의사와 간호사의 설명을 알아듣거나(28.5%), 자신의 의견을 의사에게 전달하거나(24.5%), 진료절차를 밟거나(23.5%), 진료와 병원에 대한 믿음(18.5%)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2007년 새조위 조사결과)
새터민의 남한 정착을 돕고 있는 사단법인 새조위(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에서 파견, 국립의료원 내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마순희 팀장(58)을 만나 새터민들이 남한 병원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봤다.
“새터민들은 남한 의사 선생님들이 급여환자인 새터민을 무시해 대충 진료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는 남북한 병원 진료체계의 차이점에서 기인하는 문제다.
북한병원에서는 환자의 아픈 증상을 자세히 묻고 의사가 설명을 많이 하는데 반해, 남한병원은 청진기도 쓰지 않고 몇 가지 검사만 한 후 처방만 내린다는 것이다.
마순희 팀장은 “이제 막 남한에 첫발을 디딘 이들은 이 같은 현대식 의료체계를 이해하지 못해 오해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의사들이 새터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도 있다.
가령 새터민 환자는 증상을 호소하지만 검사상 이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의사들은 이들이 진단서를 받아 생계비를 타고자 꾀병을 부린다고 오해는 것이다.
지난 2003년 두 딸과 함께 남한에 온 마 팀장도 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쉰이 넘은 나이에 파출부 일부터 시작한 그는 남한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관절염 등을 앓아 병원을 방문했다.
“그때 대뜸 의사 선생님께서 ‘열심히 일할 생각은 않고 진단서 뗄 생각만 한다’며 호통을 치시더라고요. 그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던지 지금까지도 잊히지가 않아요.”
마 팀장은 “물론 먹고 살기 어려운 몇몇 새터민 중에는 나쁜 마음을 먹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부치려는 이들”이라며 새터민에 대한 의료진의 배려와 이해를 구했다.
말 한마디, 작은 배려 하나가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국립의료원 새터민 상담실 벽 한켠에 붙은 글귀이다.
“그들 대부분은 먹고 살기 위해 어두운 밤 별을 지도 삼아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고향을 등지고 두만강을 건넜다. 혹독한 추위와 더위, 무서움과 배고픔을 참고 참으며 산 넘고 들길 지나 늪에 빠지며 4000km의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걷고 또 걸어 이 땅에 들어온 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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